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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 전력의 GM대우, 이젠 사내하청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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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 전력의 GM대우, 이젠 사내하청 겨냥

GM대우 부평공장, 사내하청 대상 구조조정 중

지난 외환위기 이후 1700여 명의 정리해고와 이에 따른 노동자들의 거센 반발로 '정리해고 논란'의 정점에 섰던 GM대우 부평 공장에서 이번에는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부평공장의 하청업체인 (주)진합OSS가 차체부 A/S직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10명 가운데 4명을 5월 말까지 정리해고할 계획이라고 당사자들에게 통보했다. 그뿐 아니라 각 부서별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5월 말에서 6월 사이에 적게는 6명에서 많게는 200여 명까지 인원 감축 계획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져 사내하청 비정규직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

전공장에서 벌어지는 구조조정…"GM대우에서 하는 일이라 나는 모른다"
▲GM대우 부평 공장이 다른 공장과의 경쟁력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인력 구조조정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프레시안

GM대우 부평공장의 비정규직들이 만든 모임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현장투쟁위원회(현투위)'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스피드 파워월드, 대일실업, 진합OSS 등 10여 개 사내하청 업체가 인원감축 계획을 확정 혹은 추진 중이다.

인원감축 계획은 조립1부에서 두 개 업체의 총 34명, 차체1부에서 두 개 업체의 총 6명, 조립 2부에서 30여 명, 도장 1부에서 6명, 반조립제품을 만드는 KD부서에서 200여 명 등 전체 공장에 걸쳐 있다. 현투위가 현재까지 파악한 인원수만 전체 1500여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 가운데 300여 명 수준이다.

현투위 소속의 한 노동자는 "이 인원은 현재 잡힌 계획일 뿐이고 이미 한두 명씩 공장 밖으로 쫓겨나간 하청 노동자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청 노동자들이 일련의 움직임에 매일 매일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로부터 5월 말까지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진합OSOS 소속의 하청 노동자 박모 씨는 31일 <프레시안>과 전화통화에서 "2003년에 입사해 도장1부에서 일하다 2004년 정규직들이 대거 복직되면서 차체 1부로 옮겨졌다"며 "60만 원 기본급으로 시작해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이, 겨울에는 난방기구도 없이 일했는데 이제 와서 해고라니 기가 막힌다"고 털어놨다.

해고계획을 통보한 회사 관리자는 "GM대우가 전화와 공문을 통해 10명 중 4명을 5월 말까지 정리해고 하라고 수 차례 지침을 내려 보냈다"며 "우리도 어쩔 수 없으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말했다고 박 씨가 전했다.

일반적인 사내하청 업체와 원청의 관계를 고려해 봤을 때, 하청업체의 인원감축은 GM대우가 '지시'한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허락' 혹은 '승인'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이번 인원감축이 한 업체 혹은 한 부서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대부분의 하청업체, 전 서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은 "GM대우가 하청노동자의 정리해고라는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목적은? "지속적 공장 운영 위해 GM 내의 공장 경쟁력 확보"
▲ GM대우 부평공장 조립1부의 '2007년 생산성 향상 계획'이라는 문건을 보면 GM대우의 사내하청 인원감축의 배경을 짐작해볼 수 있다.ⓒ프레시안

그렇다면 GM대우의 사내하청 인원감축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 것일까?

<프레시안>이 입수한 GM대우 부평공장 조립1부의 '2007년 생산성 향상 계획'이라는 문건을 보면 그 배경의 한 단면을 짐작해볼 수 있다.

지난 3월 19일 만들어진 이 문건에는 '외부 환경 분석' 항목에서 GM대우 내의 59개 공장들에서 각각 생존을 위해 신차유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적고 있다. 이어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속적인 공장 운영 가능성이 낮아지므로 GM 내의 공장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쓰여 있다.

이를 위해 조립1부는 "공정의 낭비 제거 및 지속적 개선으로 생존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고 인력운영의 효율적 관리 및 공정간 편성 효율 언발란스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내부 결론을 내렸다. 이 문건은 조립 1부의 각 공정 별로 여유인원과 감축인원 계획까지 적시하고 있다.

결국 부평공장이 다른 공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력운영의 효율적 관리' 작업에 들어갔고, 최근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벌어지는 '해고의 바람'도 그 일환임을 알 수 있다. 자동차 분야의 한 전문가는 "최근 자동차 공장들이 중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어, 같은 기업 내의 국내 공장들 사이에 신차 생산라인 등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GM대우는 올해 생산성 15%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를 위해서도 인력비 감축이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있다.

GM대우 부평공장은 각 부서별로 부서협의회를 통해 정규직들의 인원감축에 대한 협의까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과거 정리해고의 경험을 가진 정규직 노조의 경우 대의원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일반 조합원들 역시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노동조합이라는 방패막이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먼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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