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칸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과연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하지만 비교적 분명해 보이는 점은 하나 있다.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이 그것이다. 현재로선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후보권에 들어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일단 영화 관련 저널들의 전도연에 대한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다. 로이터 통신이 첫 테입을 끊었다. 로이터는 전도연을 가리켜 "<밀양>에서 남편과 아이를 잃고 절망하는 젊은 여성의 내면을 파워풀하게 연기해 냈다"며 "올해 칸의 주목할 만한 여배우들 중 한 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기사를 쓴 제임스 매켄지 기자는 "전도연의 감동적인 연기는 칸영화제 경쟁, 비경쟁부문에서 탁월한 연기를 보여준 여배우들 틈에서도 돋보인다"고 극찬했다. 그는 여우주연상을 놓고 전도연과 경쟁을 벌일 후보로 체첸전쟁을 소재로 한, 알렉산드르 소쿠로프 감독이 연출한 <알렉산드리아>의 갈리나 비슈네프스카야와 울리히 사이들 감독이 만든 <수입/수출>의 에카테리나 라크, 그리고 김기덕의 <숨>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지아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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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으로 칸을 방문한 송강호, 전도연, 이창동 감독 (www.festival-cannes.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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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영화업계지인 버라이어티 역시 <밀양>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으로 "전도연의 예민한 연기"를 꼽았다. 영화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인디와이어닷컴은 작품 <밀양>에 보다 주목하는 분위기. 이 사이트는 <밀양>을 "주요 부문에서 수상할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선두주자"라면서 "날카로운 감성과 자연스런 방식으로 인간의 진정한 모습을 깊이있게 그렸다"라고 평했다. 버라이어티는 그러나 전도연의 연기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밀양> 자체에 대해서는 비교적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밀양>은 거의 소설에 가까운 영화다. 이 작품은 주연 캐릭터의 갈등을 영화적 언어로 드라마화하는 데 궁극적으로 실패하고 있다. 크레딧이 등장하면서 천천히 달아오르는 초반부와 흥미로운 중반부는 종반부로 넘어갈수록 긴장감이 흩어진다"는 것이다. 또 "이창독 감독의 작품들은 영화화된 소설같아 보인다"라며 "20분 정도 잘라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는 달리 24일 발간된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경쟁작 별점평가에서 <밀양>에 유일하게 투표를 한 포지티프의 미셸 클리망이 만점을 부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따라서 현재까지로는 <밀양>의 수상 가능성보다는 여배우인 전도연에게 더 큰 기회가 놓여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이창동 감독의 2002년작 <오아시스>는 그 해 베니스영화제에서 배우인 문소리가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어 이번에도 전도연이 상을 받을 경우 작품보다는 배우의 연기로 더 큰 평가를 받는 감독 소리를 듣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만큼 배우의 연기를 정점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어쨌든 뛰어난 연출력을 공인받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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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프레시안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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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이 만약 이번 칸에서 어떠한 부문이든 수상하게 된다면 어려움을 겪고있는 한국 영화계에 한줄기 빛과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80만 관객이 손익분기점이 되는 영화임을 감안하면 수상 소식은 비교적 안전한 흥행을 보장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도연이든, 이창동 감독이든, 혹은 작품 <밀양>이든 국내 영화계가 수상소식을 고대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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