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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평택미군기지사업, 시작부터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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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평택미군기지사업, 시작부터 '잡음'

국방부 "<문화일보> 사실관계도 왜곡. 악의적 보도"

24일 국방부가 평택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을 총괄 관리할 사업체(PMC)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함과 동시에 잡음이 생겨나고 있다.

평택 미군기지 사업은 총 10조 원대에 이르는 등 '단군 이래 최대 토목사업'이라는 새만금(3~4조 원) 사업비의 2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사업이다. 특히 PMC로 선정되는 업체에 지급되는 용역비만도 최소 3000억 원을 상회하는 대규모 사업이어서 경쟁업체 간의 진흙탕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방부, 'CH2M HILL-건원' 컨소시엄 선정하자마자 '의혹제기'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은 이날 "PMC 우선협상대상자로 'CH2M HILL-건원'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CH2M HILL은 미국 건설관리 기업이고, 건원엔지니어링은 국내 건설관리업체다. 이 컨소시엄에는 ITM코퍼레이션, 토펙 엔지니어링, 유신 코퍼레이션 등 총 5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 24일 오전 용산 국방부에서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이재영 홍보실장이 주한미군기지 평택 이전 사업을 총괄 관리할 사업관리업체(PMC) 우선협상대상자로 'CH2M HILL-건원' 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CH2M HILL-건원' 컨소시엄 외에 '대림산업-FLOUR', 'KOPEC-KBR', 'Team Space', '삼성ENG-JACOBS' 등 모두 5개 컨소시엄이 참여했었으며, '삼성ENG-JACOBS' 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전 탈퇴했다.

잡음은 이날 오전 국방부가 'CH2M HILL-건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점심 때 터져 나왔다.

발표 직후 석간신문인 <문화일보>는 '평택기지 사업자선정 투명성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관련업계에서는 CH2M HILL의 한국지사장이 미국 측 사업 감독기관인 미국 극동지역 공병단(FED: Far East distriction) 사령관의 가족으로 사업선정 과정의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이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인 CH2M HILL이 KBR, 플로어라(FLOUR) 등 미국의 쟁쟁한 대기업들을 제치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셈"이라며 CH2M HILL이 '중소기업'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업계에서는 FED의 운영비용 일부를 선정업체가 제공하는 경비로 충당하는 것이 관례 등에 비춰 감독기관인 FED가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다루기 쉬운 미국의 중소업체를 선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쉽게 설명하면 미군기지 이전사업을 관리하는 미국 측 책임자인 미국 극동지역 공병단이 다루기도 쉽고 경비를 받기 위해 가족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을 선정했다는 의혹 제기인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보도에 대해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은 즉시 보도자료를 통해 반박했다. 국방부는 "당시 한 컨소시엄에서 이해관계인의 업체 참여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으나 미 측이 국내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참가자격에 하자가 없음을 한미가 공히 인정했다"며 "이번에 참여한 컨소시엄 업체들은 군 출신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 측의 경우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한 문제를 삼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KBR, FROUR 인맥은 더 쟁쟁. <문화일보> 왜곡보도 대응 검토 중"

특히 CH2M HILL의 '이해 관계자'만 문제 삼는 것은 악의적인 보도라는 반응이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KBR이나 FLOUR는 군 출신의 인사들을 통해 '인맥'을 내세웠다"며 "이에 비하면 CH2M HILL의 이해관계는 다소 약하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 모든 업체의 '인맥'이 문제될 수 있었으나 법적 하자가 없는 선에서 인정하기로 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고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KBR은 미국 체니 부통령이 한 때 대표이사로 있던 핼리버튼의 자회사로 군사기지 건설 및 엔지니어링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라크 주둔 미군 관련 용역을 휩쓸어 유명해졌다. 특히 주한미군기지 이전 사업 초기 실무를 진두지휘하던 이환준 예비역 대령이 KBR 한국지사 부사장으로 취임해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관련기사: 용산기지 이전협상 주역의 '화려한' 변신)

게다가 <문화일보>의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국방부가 '해명' 이상의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사에서 지적한 CH2M HILL의 '가족'은 한국지사장이 아니라 엔지니어 담당 간부였고, 그는 오해를 우려해 이미 6개월 전에 귀국했으며, CH2M HILL은 2005·2006년 연속 건설사업관리 분야 랭킹 1위를 기록한 회사로 중소업체도 아니다"며 "사실관계까지 왜곡하며 악의적으로 보도한 배경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 자체가 워낙 큰 규모이고 군 기지라는 복잡한 정치 역학관계 등이 얽혀 있음을 감안할 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거의 동시에 '의혹제기'가 이뤄진 것을 보면 사업체 선정 예정 시기인 5월 중순까지 사업체 선정을 두고 상당한 잡음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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