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편의 영화가 개봉하는 가운데 한국영화가 반이다. 숫자로만 보면 크지만 이중 와이드 릴리즈를 하는 것은 <날아라 허동구> 한 편뿐. <날아라 허동구>는 장애를 가진 아들과 아버지인 허동구 부자의 '모험'을 따뜻하고 밝게 그린 영화다. 시사회를 본 관객과 평단 양측에서 고루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간> 이후 한국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던 김기덕 감독의 신작 <숨>이 이번 주에 개봉한다. 극단의 찬반 논쟁을 일으키던 그의 영화는 <빈집>을 계기로 다수의 팬을 확보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한국 내 흥행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이번 영화는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독립영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가 드디어 개봉일을 잡은 것은 좋은 소식이긴 하지만, 워낙 극장가에 상영되는 영화가 많고 함께 개봉하는 영화들의 면면도 화려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주 개봉되는 한국영화는 '다양성'의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것으로 보인다. 외화 가운데는 미국에서는 개봉 주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닌가 거북이 TMNT>가 과연 한국의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것인지 주목된다. 그런가 하면 최근 <디파티드>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마크 월버그가 원톱으로 나선 <더블타겟>은 밀리터리 액션 스릴러 팬들을 기쁘게 해줄 영화로 보인다.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처럼 <더블타겟> 역시 밥 스웨거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한국에서도 어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이밖에도 <그린파파야 향기>의 트란 안 홍의 뒤를 잇는 랑 레 감독의 <20일밤, 그리고 비오는 하루>, 에로영화 계보에서는 유명한 <르네의 사생활>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 <스토리 오브 오>가 이번 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 | 날아라 허동구 감독 박규태 주연 정진영, 최우혁 |
치킨집 사장 진규(정진영)는 IQ가 60인 아들 동구가 초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다. 동구는 학교를 너무나 좋아하고, 3년만에 드디어 학교에서 집에 오는 일도 익혔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동구를 특수학교로 전학보내려 하고, 집주인은 이들 부자에게 이사를 강권한다. 궁여지책 끝에 진규가 발견한 한 가지 방법은 선수 부족으로 해체될 위기에 놓인 학교 야구부에 동구를 입단시킨다. <북경반점>과 <달마야 놀자>의 시나리오 작가 박규태 감독의 데뷔작. 장애아동의 현실 돌파를 밝고 따뜻하면서도 영리하게 다뤘다.
. | 숨 감독 김기덕 주연 장첸, 지아, 하정우 |
사형수 장진(장첸)은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다시 교도소로 돌아온다. 우연히 장진에 대해 알게 된 연(지아)은 교도소에 그를 면회하러 오고, 그에게 사계절을 선물해주려 하면서 둘 사이에는 점차 사랑이 싹튼다. 그러나 둘의 사이를 알게 된 연의 남편은 이들의 사랑을 가로막으려 한다. 이전 영화들에 비해 훨씬 밝고 평화로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숨>은 장진 감독의 열 네번째 영화로, <와호장룡>, <2046> 등에 출연했던 장첸과 김기덕 감독의 전작 <해안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 출연했던 지아, <시간>에 이어 다시 김가덕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 하정우가 주연을 맡았다. 칸영화제에 초청된 상태.
. |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감독 김태식 주연 박광정, 정보석, 조은지 |
제목 그대로 바람난 아내의 애인을 만나러 가는 소심한 남자의 이야기. 불륜 현장을 덮치고 싶지만 용기가 없는 남자는 아내의 애인인 택시기사를 찾아가 장거리를 뛰어달라고 한다. 긴 거리를 함께 여행하며 남자는 택시기사의 뻔뻔한 이야기에 여러 번 속이 뒤집히지만 차마 아무 내색을 못 하고 결국 목적지에 도착하고 만다. 소심하기 짝이 없는 그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영화진흥위원회의 사전 제작지원작이었던 이 영화는 선댄스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영화제들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뒤 국내에서도 드디어 개봉일자를 잡았다.
. | 닌자거북이 TMNT 감독 케빈 먼로 목소리출연 사라 미셸 겔러, 장쯔이 |
전세계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TV 애니메이션으로, 실사영화로도 만들어졌던 '닌자 거북이'의 3D 애니메이션 버전. 각각 유명한 화가들의 이름(레오나르도, 도나텔로, 미켈란젤로, 라파엘)을 딴 네 명의 닌자거북이들이 뉴욕을 배경으로 3,000년 전 저줄을 받은 괴물 군단에 맞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 로렌스 피쉬번이 내레이션을 맡았으며, 사라 미셸 겔러와 장쯔이 외에도 '재비어 교수' 패트릭 스튜어트, '사일런트 밥' 케빈 스미스, <선샤인>과 <판타스틱 포> 등에 출연한 크리스 에반스 등도 목소리 출연에 합류했다. 미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 | 20일 밤, 그리고 비 오는 하루 감독 랑 레 주연 나탈리아 뵈르너, 에릭 응유엔 |
남자와 여자가 프랑스 파리의 한 아파트 건물에서 우연히 만나 20일 동안 맹목적인 사랑을 나눈다. 남자는 베트남 출신으로, 자신을 프랑스인이라 여기며 파리에서 살고 있다. 여자는 베를린에서 태어났지만 파리에서 할머니 손에 길러진 뒤, 할머니가 죽자 자바 섬으로 떠났다가 잠시 돌아온 상태.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각자에게 잊혀지고 퇴색된 고향을 떠올린다. 그러나 여자는 곧 자바 섬으로 떠나버리고, 남자는 그녀를 찾아 자바 섬으로 간다. 베트남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랑 레 감독은 서구의 동양인을 통해 오리엔탈리즘의 한계를 벗어나 정체성에 관한 섬세한 통찰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 더블타겟 감독 안톤 후쿠아 주연 마크 월버그, 대니 글로버 |
은둔 중이던 전직 특수부대 최고의 스나이퍼 밥 스웨거(마크 월버그)에게 정부 고위 관계자인 존슨대령(대니 글로버)이 찾아온다. 대통령 암살 조짐이 있으니 이를 막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스웨거는 최고의 전문가다운 식견으로 범행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한다. 그러나 사건 당일 오히려 그 자신이 암살범으로 지목되면서 미국 정부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영화평론으로 퓰리쳐상을 수상한 바 있는 스티븐 헌터의 밥 스웨거 연작소설 중 첫번째 권인 [Point of Impact]를 원작으로 한다.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트레이닝 데이>, <킹 아더> 등을 연출한 바 있는 안톤 후쿠아가 감독을 맡았다.
. | 스토리 오브 오 : 은밀한 쾌락 감독 필 라이어니스 주연 대니엘 시아디, 닐 딕슨 |
유명 사진작가로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O'는 남자친구인 르네의 손에 이끌려 특별한 성적체험을 한다. 이후 르네로부터 스테판 박사를 소개받고 그와 계약을 맺으며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실행에 옮기게 된다. 그러나 O의 성적 판타지는 점차 가학과 피학의 세계로 확장된다. 에로틱 소설의 고전이 된 도미니크 오리의 [O의 이야기]의 또다른 영화 버전. 국내에 <르네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1975년작 이후 무수한 속편이 만들어진 바 있다. 이 영화는 2002년에 새로 만들어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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