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하기 위해 7일 중국 선양(瀋陽)에 도착한 이해찬 전 총리는 "이번 방북 기간 경협 문제를 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낮 12시5분 대한항공 KE 831편으로 정의용.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 등과 함께 선양 타오셴(桃仙)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방북목적에 대해 "동북아의 빠르게 변화하는 정세 속에서 남북 간의 교류협력을 잘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대화를 많이 나누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정부에 몸 담고 있지는 않지만 북측에 (6자회담) 이행계획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특사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으로서) 내 일을 보러 가는 것"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이 전 총리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친서 휴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다"고 일축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 성사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내가 북에 가는 목적이 그게 아니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북 기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 위원장, 최승철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기로 일정이 잡혀 있다고 소개했다.
이 전 총리는 외부로 점심식사를 하러 공항을 빠져 나가기 직전 "(방북 기간) 모든 것을 열어놓고 얘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으나 남북정상회담도 포함되느냐는 확인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재차 부인했다.
이와 관련, 이 전 총리를 수행한 한 의원은 친서휴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친서 보다는 (전) 총리의 말 한마디가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운을 띄우고 "최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북측의 아태평화위원회는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남측과 협상 채널로 역할을 했던 조직이다.
이 전 총리 일행은 오는 10일 방북 일정을 마치고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중국의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과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차례로 면담할 예정이다. 그는 "이들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얘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 일행은 이날 선양국제공항에 도착해 오갑렬 주(駐)선양 한국총영사과 선양시 정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았으며, 오후 3시 고려항공편에 탑승해 평양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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