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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회고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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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회고전 개막

[이슈 인 시네마] 중단편 7편을 포함한 총 21편 상영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주한이탈리아문화원, 시네마테크 문화학교서울이 공동 주최하고 영화진흥위원회, 볼로냐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재단 협회, 볼로냐 치네테카, 볼로냐 시청, 치네치타 홀딩, 이탈리아 외무부, 주한이탈리아대사관 등이 후원하는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회고전이 시작됐다. 지난 4일 서울아트시네마 로비에서 열린 회고전 개막식에는 류승완, 김대승, 변영주, 김태용 등의 감독도 참석했다.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파솔리니는 우리 세대에는 신문 뉴스 등을 통해 전설이 된 감독이었다"며 파솔리니 감독의 영화를 한국에서도 상영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청년들의 결실이 바로 지금 이 자리의 서울아트시네마"라고 말했다.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감독은 1922년생으로, 만약 지금까지 생존해 있다면 올해 85세가 된다. 시인으로, 소설가로 먼저 경력을 시작한 파솔리니 감독은 죽을 때까지 어머니와 특별한 유대감을 가졌고, 카톨릭이라는 종교를 버리지 않았으며, 평생 제도에 맞서 저항을 해온 실천적인 지식인이자 영화감독이었다. 또한 동성애자라는 섹슈얼리티 때문에 결국 이탈리아 공산당에서 출당을 당했음에도 평생 자신을 '공산당원'으로 소개한 영원한 좌파였고, 언제나 가난한 프롤레타리아의 시각에서 영화를 만들며 발언을 했다. 파솔리니 감독 그 자신은 자신의 영화라 네오 리얼리즘의 영화로 불리는 것을 싫어했지만, 그의 영화가 보여주는 특유의 리얼리즘 때문에 당시 평론가들은 그의 영화를 제2의 네오 리얼리즘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개막작 <아카토네>는 자신의 소설 영화화한 파솔리니 감독의 데뷔작이다. 비토리오라는 본명보다 '걸인'이라는 뜻의 아카토네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주인공은 일평생 노동이라곤 해본 적 없이 함께 사는 여자가 매춘을 통해 벌어오는 돈으로 먹고 사는 포주이다. 마달레나가 1년형을 받고 유치장에 갇히자 배고픔에 떨던 그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소녀 스텔라를 만나게 되고, 결국 스텔라 역시 매춘의 길에 접어들게 된다. <아카토네>가 중요한 이유는 파솔리니 감독의 첫 영화라는 점 외에도, 이 데뷔작에서부터 이미 파솔리니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만한 특징들, 예컨대 비전문 배우들을 고용해 극사실적인 연기를 이끌어내며 마치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사실적이고 거친 화면을 구사하면서도 독특한 미학적 성취를 이루어낸다는 점들이 고스란히 들어있기 때문이다. <아카토네>는 잘생긴 외모 하나로 여자들을 착취하며 살지만 자신 역시 그 어떤 출구를 갖지 못한 아카토네의 삶을 통해, 2차대전의 패전 이후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가 극단적으로 클 수밖에 없고, 가난한 동네에서 남자들은 실업자나 포주로, 여자들은 매춘으로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었던 60년대 이탈리아의 어두운 생활상을, 요한 세바스찬 바하의 음악을 바탕으로 스크린에 담는다. 이탈리아가 배출한 또다른 거장 베르나르 베르톨루치 감독이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이번 파솔리니 회고전은 4월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4월 29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며, 파졸리니의 전 작품 중 판권 문제로 상영이 불가능한 단편 두 편을 제외한 장, 단편 전 작품이 상영된다. 장편 14편과 중단편 7편 등 총 21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이번 파솔리니 회고전은 파솔리니 감독의 거의 전 작품을 망라하는 대규모의 상영전으로, 파솔리니 감독의 명성을 소문으로만 들었던 한국의 영화팬들에게 다시 찾아오기 힘든 특별한 기회이다. . <주요 상영작(장편) 소개>
맘마 로마 (1962) 루치노 비스콘티 감독의 <벨리시마>에 출연했던 안나 마냐니가 거리의 부랑자로 커가는 16살의 아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매춘부 역할을 맡아 신들린 연기를 펼친다. <아카토네>에서 아카토네 역을 맡았고 이후 파솔리니 감독의 페르소나가 된 프랑코 치티도 출연한다.
마태복음 (1964) 독실한 카톨릭 교도인 자신의 어머니에게 바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영화는 "나는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다툼과 분쟁을 주러 왔다"는, 마태복음에서 제자들에게 행한 저 유명한 예수의 말씀을 예수의 첫 대사로 사용함으로써 예수의 생애를 다룬 여타의 영화들과 확실한 차별성을 내보인다. 트럭운전사를 캐스팅해 예수로 출연시켰다는 에피소드가 있는 이 영화는 국내에서 기독교 단체를 통해 유일하게 정식으로 소개된 영화이기도 하다. 파솔리니의 어머니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고,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했다.
매와 참새 (1965) 파솔리니 감독의 '코미디'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길 위를 유랑하면서 맑시스트인 말하는 수탉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이후 여행을 계속하며 성 프란치스코와 마르크스, 채플린 등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쏟아놓는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이 배고픔에 처하자 말하는 수탉은 곧바로 이들의 식사거리가 되고 만다. 파솔리니가 자신의 연출작으로 처음 깐느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영화이기도 하다.
외디푸스왕 (1967) 그리스 신화의 유명한 외디푸스왕의 이야기를 모로코를 배경으로 영화화했다. 20세기와 고대를 오가면서 진행되는 이 영화는 고대 신화를 통해 파솔리니 감독이 가졌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철학을 펼쳐보인다. 파솔리니가 직접 배우로 출연해 연기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테오레마 (1968) 부유한 부르주아 집안에 어느 날 이방인이 끼어든다. 그는 하녀와 아들, 어머니, 딸,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까지 차례대로 유혹하며 가정을 붕괴시킨다. <외디푸스왕>에서도 출연해 이오카스테 여왕 역할을 맡았던 실바노 마냐뇨가 다시 한번 파솔리니와 호흡을 맞추며, <수퍼맨>의 조드 장군으로 유명한 테렌스 스탬프가 20대의 젊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이 가정을 파괴시키는 이방인 역할을 맡았다. 비스콘티 감독과 파솔리니 감독의 영화에 즐겨 출연했던 로라 비티가 하녀 역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메데아 (1970) 이아손을 도와 무사히 황금양털을 갖게 해주고 함께 도망쳐 이아손의 아내가 되었으나, 이아손의 사랑이 식었고 더욱이 코린트 왕의 딸과 결혼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복수에 나서는 여자 마법사 메데아의 이야기를 파솔리니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 중 하나이자 파솔리니 감독과 돈독한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마리아 칼라스가 메데아 역으로 출연한다.
데카메론 (1971) 파솔리니의 후기작의 특징, 즉 성직자들의 부패와 음탕한 행실들을 묘사함으로써 권력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파솔리니의 반골정신과 그리고 노골적인 성적 표현은 <데카메론>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의 9개의 이야기를 엮어 만든 이 영화에서도 파솔리니가 직접 배우로 등장한다.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켄터베리 이야기 (1972) 근대 영국을 상징하는 제프리 초오서의 유명한 동명소설을 파솔리니가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담아 영화로 옮겼다. 파솔리니만의 표현주의적 기법을 차용한 이 영화에서 파솔리니는 제프리 초서로 등장하며, 이밖에도 자신의 페르소니안 프랑코 치티와 영화동지 로라 베티와 찰리 채플린의 여동생인 조세핀 채플린까지 가세했다.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수상작.
천일야화 (1974) 천일야화, 즉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10개의 이야기를 뽑아 영화에 옮겼다. 사랑하는 노예가 납치되자 노예를 찾아 전세계를 여행하는 남자가 여행 도중 만난 사람들로부터 듣는 에로틱한 이야기로 영화가 진행된다. <데카메론>과 <켄터베리 이야기>, 그리고 이 <천일야화>을 묶어 파솔리니 감독의 '삶의 3부작'이라 부른다. 깐느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살로, 소돔의 120일 (1975) 사드 백작의 유명한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이 영화는 악명높은 외설 묘사로 파솔리니의 유명세를 한껏 더해준 영화다. 국내에서는 파솔리니의 영화 중 지하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기도 했다. 2차대전 중 귀족들이 소년 소녀들을 납치하여 감금한 채 온갖 성적 유희를 즐기며 이들을 착취하는 내용을 다룸으로써 파시즘의 속성을 영화사상 가장 강도높게 비판하고 조롱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파솔리니 감독의 마지막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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