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구시 사월동 경부선 선로에서 일어난 대형 열차사고가 인재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명 사망, 1백여명 부상**
이날 오전 7시14분경 일어난 화물열차와 무궁화호의 열차추돌로 2백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던 6량의 객차는 특히 무궁화호 열차의 앞부분 객차의 피해가 커 이 객차에 타고 있던 승객 이영경씨(34)와 이석현군(4)이 숨졌으며 객차끼리 꼬리를 물고 연쇄 추돌하며 1백여명이 타박상과 골절상등 부상을 입었다.
화물차를 추돌한 무궁화 열차의 앞부분은 견인조차 힘들만큼 심하게 구겨졌고 무궁화호 열차의 앞부분은 3번째 열까지 앞 객차를 밀고 나가면서 완전히 구겨져 사망자와 부상자 구조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조사에 나선 경찰과 철도청은 통신식 신호방식을 시험 중인 고모역과 경산역 사이 구간에서2661호 화물열차가 정차신호에 따라 정차해 있던 중 미처 이를 보지 못한 303호 무궁화열차가 뒤에서 들이받아 일어난 것으로 보고 다각도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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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바뀐 신호방식을 알지 못하고 있던 무궁화열차 기관사가 사고지점에서 선로 옆에 있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해 이런 사고가 난 게 아니냐고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철도당국은 또 열차의 진행과 서행정지를 지시하는 신호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집중 조사중이다. 철도당국은 고속철도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사고지점에서 신호기 교체작업이 벌어지고 있어 신호체계이상으로 정지신호를 보지 못한 무궁화열차가 40~50m 전방에 이르러서야 화물열차를 발견 급제동했으나 추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뀐 신호체계 숙지미비가 사고 부른 듯**
관계자들은 사고원인으로 신호기가 정상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무궁화호 열차와 화물차, 경산역과 고모역, 철도청 부산지방사무소 사령실 등 5곳간의 원활한 무선교신이 이뤄지지 않아 기관사가 바로 앞에 화물열차가 서있는 것을 모르고 진행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는 사고 당시 열차가 시속60㎞로 달리고 있었고 사고지점이 경부고속철도 건설공사 구간으로 당시 신호기 시험작업 중이었기 때문이다.
열차의 진행과 서행, 정지를 지시하는 신호기가 이날 시험작업으로 정상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에는 기관사가 신호를 제때 감지했다 하더라도 신호기가 정상작동하지 않아 화물열차가 고모역과 경산역 사이에 있을 때는 무궁화호가 고모역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정지신호가 작동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행신호가 표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궁화호 기관사, 50미터 전방에서야 화물차 발견**
이밖에도 기관사가 선로 옆에 설치된 신호를 제때 또는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거나 전방주시를 게을리 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기관사 최창대(35)씨는 사고 직후 고모역을 지나면서 ‘통신식운행'을 한다고 보고를 하고 운행하던 중 갑자기 화물열차가 앞에 서있어 급제동을 했으나 거리가 짧아 충돌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무궁화호 열차가 직선선로 임에도 불구하고 앞서 정차해있던 화물차를 40~50m 전방에서야 발견한 점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무궁화호 기관사인 김씨는 당시 선로에 안개가 짙게 깔려 있어 시계가 짧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정황들은 기관사나 역 관계자, 신호기 운용 담당자, 사령실관계자 등 철도청 관계자의 부주의로 귀착돼 철도청이 또다시 인재에 의한 참사를 빚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무궁화호 열차 기관사가 선로 옆에 설치된 신호를 제때 또는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거나 열차의 진행과 서행, 정지를 지시하는 신호기가 정상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났을 것으로 보고 기관사와 고모역 역무원 정모(30)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며 열차운행기록이 담긴 타코메타와 기관사들 사이의 교신테이프, 동대구역 및 고모역 근무일지 등도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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