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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영화인, 임권택 100번째 영화에 경배를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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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영화인, 임권택 100번째 영화에 경배를 올리다

[핫피플] 영화 <천년학> 헌정 행사 열려

오는 4월 12일 개봉하는 <천년학>으로 꼭 100번째 연출작을 내놓게 된 임권택 감독에게 헌사를 바치기 위해 전 영화계가 모였다. 3월 29일, 메가박스 코엑스 M관에서 "임권택, 그 100편의 눈부심"이라는 제목으로 거행된 이번 행사는 지난 50여 년간 쉼없이 영화를 만들면서 젊은 감독들에게 모범이 되어온 임권택 감독의 영화 인생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으며, 후배 감독들의 존경어린 헌사가 담긴 특별 다큐멘터리 상영과 배우 안성기의 축사, 봉준호 감독의 헌사 등과 함께 감사패 전달 및 임권택 감독의 답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예정된 시간보다 15분 가량 늦게 다소 혼잡한 분위기에서 시작한 헌정 행사는 배우 박중훈의 사회로 포문을 열었으며, 곧이어 레드 카펫을 밟고 임권택 감독과 부인 채령 여사, 그리고 임권택 감독의 평생의 영화 동반자인 정일성 촬영감독이 입장해 무대로 올라 장내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어 후배 영화인들의 깜짝 선물로 임감독도 모르게 제작된 특별 다큐멘터리는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며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주도하고 있는 젊은 감독들과 배우들의 헌사가 담긴 것은 물론, 그의 영화들이 한국 영화 역사 및 세계 영화계에서 갖는 의미를 되짚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박찬욱과 봉준호, 류승완, 김지운, 이준익, 김대승, 최동훈, 이현승 등의 감독들은 저마다 50여년간 한결같이 영화를 만들어온 이 노감독의 존재 자체가 자신들의 영화적 토양이 되었음을 고백했고, 특히 임권택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김대승 감독은 "내가 하나라도 잘한 게 있다면 그건 모두 임권택 감독님으로부터 온 것"이라며 더욱 특별한 헌사를 바쳤다. 또한 그의 영화에 출연했던 강수연, 오정해, 조재현 등의 배우들은 감독의 인간적인 면을 소개하며 그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아끼지 않았다.
왼쪽부터 정일성 촬영감독, 채령 여사, 임권택 감독 ⓒ프레시안무비
환호와 박수 속에 다큐멘터리 상영이 끝난 후 축사를 하기 위해 무대에 나선 안성기는 "참여한 영화 편수 때문에 축사자로 지명된 것 같다"는 농담으로 입을 뗀 뒤, "존재만으로도 후배들에겐 축복"인 노감독에게 건강을 기원하며 "앞으로도 계속 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주실 것"을 부탁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이 후배 감독들을 대표해 헌사를 바치기 위해 무대에 올라 "백 편을 만드신 분 앞에서 이제 세 편밖에 못 만든 자신은 영화감독이라 하기가 민망하고 헌사를 바치게 된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감독'을 사칭하는 젊은이의 재롱으로 봐달라"며 애교있는 농담으로 장내에 웃음을 이끌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갇독"인 임권택 감독이 "앞으로도 영원히 촬영 현장에 계셔 주십사"는 축원도 잊지 않았다. 이어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의 이춘연 이사장과 한국영화감독조합의 이현승 고문이 감사패를 전달했고, 임권택 감독의 오랜 영화 동지인 정일성 촬영감독이 축사를 건넸다. 1978년 처음 함께 작업을 한 이후 근 30년간 아픔과 좌절, 기쁨을 함께 했다며, 특히 교통사고로 입원했을 때와 직장암으로 투병중일 때 자신을 격려하고 찾아준 임권택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으며, 현재 어려움을 토로하는 한국영화계의 젊은 후배들에게 "과거에도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정신을 강하게 갖고 함께 잘 이겨내자"며 격려하는 한편 임권택 감독에게 그 누구보다도 깊은 의미가 실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부인 채령 여사는 "세계영화제에서 그 어떤 상을 타면서도 기쁨의 내색을 안 하던 임권택 감독이 후배들에게서 헌정을 받는다고 했을 때 밤잠을 못 이루며 기뻐했다"는 말을 전했다.
헌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 ⓒ프레시안무비
답사를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임권택 감독은 자신이 성취한 것의 1/3은 정일성 촬영감독, 1/3은 부인의 덕이라며 치하하는 한편, 함께 영화인생을 걸어온 모든 스탭과 연기자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특유의 어눌하면서도 날카로운 내공이 담긴 말투로 답사를 이어간 임권택 감독은 현재 한국영화가 세게 속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성장하는 것에 기쁨을 표하고, 자신이 그 흐름에 함께 있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지극히 겸손의 말로 후배들의 존경과 헌사에 화답했다. 또한 자신의 <천년학>이 제작 초기에 우여곡절을 겪을 무렵 후배들의 걱정과 염려를 듣고 자신의 영화인생이 큰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100편의 영화가 나타내는 것은 단순히 숫자의 크기만이 아니다. 그의 영화 궤적이 이룩해낸 성취들, 예컨대 칸느영화제 감독상 수상이나 한국영화 최초 100만 관객 돌파 등과 같은 기록은 단순히 임권택 감독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한국영화가 외면과 무시를 받던 고난의 시절에도 꿋꿋이 영화를 만들고 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힘으로써 오늘날 한국영화의 영광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날의 행사는 임권택 감독이 공식적으로 한국영화의 아버지로 추앙받았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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