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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징역3년'…檢"가벼워" vs 辯"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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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징역3년'…檢"가벼워" vs 辯"무거워"

정몽구 현대차 회장 항소심 개시

"국가 경제에 기여한 바에 비하면 형량이 너무 무겁다."

"범죄의 중대성에 비하면 형량이 너무 가볍다."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시작됐다. 27일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홍 수석부장판사)의 주재로 열린 첫 공판은 실형을 면하고자 하는 정 회장 측과 형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검찰 측의 치열한 공방의 신호탄이었다.

특히 정 회장에 대한 항소심 공판은 '화이트칼라 범죄 엄단'과 '항소심 감형 관행 철폐'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있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이미 1심을 통해 대부분의 비자금 조성 및 횡령 혐의에 대한 유·무죄 다툼이 끝이 난 상태여서, 검찰과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주로 '형량'에 영향을 미치는 증거를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을 펼칠 전망이다.

검찰 "범죄 중대, 엄단 필요"…변호인 "국가경제 생각해야, 1심 형량 가혹"

이날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 범행의 성격과 동기, 경위, 결과의 중대성을 비춰볼 때 징역 3년은 지나치게 가벼워 수긍할 수 없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규모가 1034억 원에 이르고, 정 회장 개인의 보증 책임을 계열사에 전가하기 위해 현대우주항공 등의 유상증자에 계열사를 참여시켜 피해를 입혔다"며 "글로벌 기업인 현대차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에 대한 엄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법정에서 나오고 있는 정몽구 회장 일행. ⓒ뉴시스

반면 정 회장 변호인 측은 "당시 현대차는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 등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며 "비자금 조성은 회사 경영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고, 사실상 그룹의 대내외적 업무와 국가행사 지원에 쓰였는데, 원심은 비자금의 실질적 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전체 액수에만 치중해 형을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또 "피고인이 비자금 조성이라는 부정적 행위를 형성했다기 보다는, 과거의 관행을 청산하지 못한 것"이라고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변호인 측은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기업인에 대한 형사처벌은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를 뒀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들이 져야 할 법적인 책임은 기업가로서의 책임일 뿐, 범죄 행위자로서의 구체적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에 대한 처벌이 기업과 국가경제,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단순히 최고경영자가 아닌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표 이미지인 피고인을 처벌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에 대한 처벌이 아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판부 "사회환원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한편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측에 사건 판단에 대한 다수의 자료를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그 중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정 회장 측이 약속한 '사회 환원'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4월 정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글로비스의 1조 원 규모의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골자의 사회공헌 방안을 발표했었다.

재판부는 "사회 환원 문제는 어떻게 진행됐고 어느 정도 이행된 것인지 답변을 준비해달라"고 요구했고, "범죄 피해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데 왜 약속을 했는지 궁금하다"며 답변을 추가 주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또 최근 국세청이 실시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무슨 의미를 갖는지 알려달라"고 주문했고, ▲비자금의 주된 용도 및 구체적 사용처 ▲현대우주항공·현대강관의 유상증자에 계열사들이 참여해 입은 계열사들의 구체적 피해액 및 참여하지 않았을 경우 그룹이 입었을 피해 ▲유상증자 참여에 대한 주주와 채권자의 입장 등에 대한 답변을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정몽구 회장 "대단히 송구. 자책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첫 공판 모두진술을 통해 "물의를 일으키고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법적 절차대로 다 못했다는 점을 자책하고 있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현재 회사에 어려운 일이 많이 있다"며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바쁜 일정'에 대해 재판부가 질문을 하자 정 회장은 "4월25일께 슬로바키아 공장 준공식이, 이튿날 체코 공장 착공식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 회장의 법원 출두 과정에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 한 명이 "복직 약속을 이행하라"며 시위를 벌이다 현대차 직원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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