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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정부 맘대로 쓰는 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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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정부 맘대로 쓰는 돈이냐"

양대 노총, 예산처 장관의 '노조 배제' 발언 비판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21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노조 대표, 음식업중앙회 등 가입자 대표들이 들어와서 안 되고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노총(위원장 이석행)과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장병완 장관의 발언은 "직장가입자는 노동자와 사용자가, 농어민ㆍ영세자영업자들은 스스로 부담하고 있는 '국민연금'이라는 기금의 성격을 무시한 것으로 친시장적, 반국민적 발언"이라는 것이 노동계가 반발하는 이유다.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월급의 일정액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금의 운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에서 배제시키겠다는 발상이 '기막히다'는 것.
  
  양대 노총은 한 목소리로 장병완 장관에게 "이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정부에 '참여' 배제된 건 다 아는 사실이지만…해도 해도 너무하다"
  
  한국노총은 23일 성명을 통해 "붕어빵에 붕어가 안 들었듯이, '참여정부'에 '참여'가 배제됐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장병완 장관의 이번 발언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국민연금은 공무원을 제외한 전 국민들이 노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쌓아두고 있는 신탁"이라며 "이번 발언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국민연금 부담을 해보지도 않은 정부관료 기획예산처 장관의 '무지의 소치'를 넘어 '망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그들의 눈에 국민연금은 전 국민의 노동으로 마련해가는 노후신탁을 그저 정부가 마음대로 쓰고픈 돈 덩어리로만 보이냐"며 "이같은 관료가 국정의 책임을 맡는 한 현 정부에 우리의 노후 생명줄을 더이상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국민연금기금 운용위의 민주적 재편이 필요한 시점"
  
  이에 앞서 민주노총도 22일 성명을 내고 "지난 8일 민주노총과 기획예산처 장관의 면담 이후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적립금 189조는 순전히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로 조성된 기금"이라며 "국민연금기금이 국민의 노후를 담당할 노후자금인 만큼 기금 운용 전반에 대해 민주적 참여와 결정이 보장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현재 국민연금기금 운용위원회는 장관 발언과는 달리 오히려 가입자의 실질적인 참여가 보장되지 못하는 '비상설 분기별 회의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운용위의 독립화, 상설화, 가입자단체의 대표성 강화 등 민주적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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