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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5대 재벌 총수도 만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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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5대 재벌 총수도 만나겠다"

"'총파업' 없다…규약개정 통해 비정규직 조직화"

최근 노동부를 비롯한 관계부처 장관들과 잇따라 회담을 하며 대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고 있는 이석행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이 19일 "서로 진정성이 담겨 있다면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며 "5대 재벌 총수도 만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석행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사업계획 및 2007년 임단투 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민주노총 역사상 '총파업'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안 들어간 사업계획서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파업이라는 노동자의 무기를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마음대로 펼쳐놓고 쓰지도 않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지만 최근 몇년 간 사회적 영향력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겹겹이 어려움에 둘러 싸여 있는 민주노총의 상황을 고려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문에도 "민주노총은 1997년 이후 비정규직 및 하청 노동자들로부터 계급적 연대를 방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국민들로부터는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이익단체로 불신을 받아왔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총파업' 단어 안 들어간 사업계획서 본 적 있습니까?"
▲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19일 사업계획과 2007 임단투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나라 5대 재벌 총수와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현대, 삼성, SK, LG, 롯데 등 우리나라 5대 재벌 총수와도 만날 수 있다는 이석행 위원장의 발언은 새 집행부가 강조하고 있는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원칙과 맞닿아 있다. 무리한 총파업을 남발하기보다는 정부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정책 입안 초기단계에서부터 개입하고, 재벌 총수들을 직접 찾아가 비정규직과 산별교섭 등 현안을 풀어가겠다는 것.

이 위원장은 "재벌 총수들이 신문도 안 보고 기획실 보고서만 받아 보면서 민주노총이나 노동 문제에 대해 왜곡된 사고를 많이 갖고 있다"며 "한국 경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는 의지를 갖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며 "일정이 잡히는 대로 현장대장정 중에도 올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26일 인천을 시작으로 8월까지 제주, 울산 등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대장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같은 발상은 "민주노총이 현재 총파업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힘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는 이 위원장의 조직 내부에 대한 판단에 기반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조직의) 힘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반수도 참여하지 못하는 총파업을 하는 것은 객기"라면서 "파업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직에 힘 없으면 대화가 구걸…소외계층에 직접 다가가겠다"

민주노총은 또 올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내에 비정규직 기금 50억 원을 모으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찾기 운동을 정규직 노조가 함께 벌여 나갈 계획이다. 또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산별노조 가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최근 금속노조 기아차지부가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규약 개정을 결정했다"며 "현장대장정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투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석행 위원장은 현장대장정과 관련 "조직의 힘이 없으면 대화가 구걸이 되고 힘이 있으면 교섭이 된다"며 "조합원으로부터 조직의 힘을 축적하고 모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노동자 계급의 문제를 벗어나 소년 소녀 가장과 독거 노인까지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계층에게 직접 다가가 그들의 요구를 사회적으로 제출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노총은 막바지 협상에 들어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는 "협상 중단이 분명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한미 FTA 협상이 이대로 체결되면 나로서도 별다른 카드가 없다"며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2007 임금인상요구율 정규직 9.0% 비정규직 19.5%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민주노총은 정규직 9.0%, 비정규직 19.5%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이 제시한 조합원 평균 부양가족을 포함한 3.6인 가구의 표준생계비는 388만3029원으로 현재 임금 평균은 이 표준생계비의 64.7%에 불과하지만 "비정규, 영세 노동자의 임금 상승을 통한 임금차별 해소에 보다 큰 목표를 둬 전체 노동자의 올해 임금인상 요구율을 표준생계비의 70.5% 수준인 9.0% 인상에 맞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태현 정책실장은 "경제 여건을 감안한 것으로 산업별 임금격차가 차이가 있는 만큼 임금인상 범위를 산업별로 7.0~10.0%의 편차를 뒀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의 임금인상 요구율과 관련해 김태현 실장은 "기본적으로는 동일가치 노동에 동일 임금이 원칙이지만 비교대상 정규직이 없는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 임금인상액과 동일한 액수를 인상시키는 19.5%의 인상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은 월 고정 임금총액 기준으로 정규직 9.3%, 비정규직 18.2%의 임금인상 요구율을 발표했으며,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대졸초임과 대기업 임금을 동결하고 전체적인 임금인상률은 2.4%에 맞추라고 회원사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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