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행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이 잇따라 각 부처 장관들을 만나며 '릴레이 면담' 행보를 걷고 있다. 목적은 각 부처와 민주노총 간의 상설적인 대화채널 구성이다. 이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은 당선 이후 노동부 장관과 만남은 의례적으로 가졌지만 이처럼 여러 부처와 대화채널 구성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석행 위원장은 12일 오전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을 만나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건교부 차관 간의 상시적인 협의구조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건교부 업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운수노조와 정례협의회도 만들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2일 이상수 노동부 장관을, 9일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을 만나 각 부처 차관과 민주노총 사무총장 간 대화채널 마련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냈다. 노동부 차관과 이용식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12일 첫 번째 만남을 갖기도 했다.
"정부 정책에 무조건 반대하는 '악순환' 끊겠다"
이같은 행보는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는 것은 대화로 풀겠다"는 이석행 위원장의 취임 약속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첫번째 수순이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와 관련 "정책 입안 초기단계부터 정부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함께 만들어가자는 것"이라며 "이석행 위원장이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무조건 민주노총이 반대하는 구조를 타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우문숙 대변인은 "정부는 적이 아니다"라며 "각 현안에 대한 입장차는 있겠지만 상설적인 대화채널을 통해 이같은 간극을 좁혀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민주노총은 각 부처와 면담에서 해당 부처의 현안들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과 우려 등을 전달하기는 했지만 한 번의 만남으로 큰 성과를 내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건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건설노동자들과 관련된 불법다단계 구조 철폐와 건설현장의 식당 및 화장실 설치 문제, 타워크레인 건설기계 등록 등 문제 해결에 건교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또 운수산업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도 민주노총은 화물운수 업계 종사자들의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표준요율제의 조기 법제화와 택시 도급제 금지, 유류비 회사 부담 등을 골자로 하는 '여객 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 등을 이용섭 장관에게 요청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건교부는 "협의구조를 만들어 서로 소통해가면서 해결해가도록 하자"고 답변했다. 양측은 이밖에도 건설노동자들의 주5일제 근무, 주택 양극화 문제해결 등과 관련해 포괄적인 대화를 나눴다.
앞서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정부예산안 마련 과정에 민주노총의 참여,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대한 노동계의 우려 등이 논의의 주제가 됐다.
민주노총은 상시적으로 노동계의 요구와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목표 아래 다른 부처 장관과의 면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노동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약속한 노동부 장관과 민주노총 산별대표자들 간의 면담도 오는 14일 예정돼 있다.
산업자원부, 행정자치부, 법무부 등 앞으로 예정돼 있는 이석행 위원장의 '릴레이 면담'을 통한 정부와 관계 개선이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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