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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통합논술문제 표절 '의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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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통합논술문제 표절 '의혹' 논란

"하버드대 교재 등 베껴"…서울대 "예시문 인용 수준" 반박

서울대학교가 지난 2005년부터 올해 2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제출한 통합논술 수리문제가 미국 하버드대 교재 등 외부자료를 상당부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무료 온라인 교육서비스인 곰스쿨(www.gomschool.com) 강사진은 서울대가 2005년 11월과 지난해 6월 제시한 통합논술 예시 1ㆍ2차 문제와 올해 2월 제출한 모의논술 수리문항 대다수가 하버드대 교재, 일본 수학책 등을 표절하거나 일부 변형한 것이라고 6일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이 그동안 본고사에 비해 통합논술을 학생의 창의력을 평가할 수 있는 대안책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통합 논술의 정당성에 흠집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여상진 이범수리과학논술연구소 소장과 이범 곰스쿨 교육사업 총괄이사는 이같은 주장을 담은 60분 분량의 동영상을 직접 제작해 이날 오전 곰스쿨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여 소장은 서울대가 지난 2월 발표한 통합논술 모의논술 인문계열 2번 'HIV(에이즈바이러스) 보균율 확률' 제시문과 논제1은 하버드대가 지난 1998년 출판한 D.J.베닛의 'Randomness'의 원문에 동일하게 서술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대가 지난 2005년 11월 1차 통합논술 예시문항으로 발표한 '파티에서 악수한 횟수'를 묻는 자연계열 1번 문항은 지난 1994년 일본수학책인 아끼야마의 '시각적 해법' 85쪽에 제시된 문제와 일부 숫자만 다르고 논제의 핵심이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문제는 '시각적 해법' 원문에 여러 가지로 답안이 나와 있어 미리 학습한 학생에게 유리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여 소장은 해당 문제가 지난 1999년 10월 미국 하버드대 과제로 제시됐고 스탠퍼드대 고교수학동아리와 버클리대에서도 다룬 바 있어 접근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여 소장은 "일부 문제는 원문을 그대로 베꼈을 뿐만 아니라 일부를 오역해서 혼란을 야기하고 원문에 정답까지 제시돼 있다"며 "이같은 방식으로 제출한 문제로 어떻게 학생의 창의력을 다단계로 분석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HIV 보균율 확률'에 관한 문제는 보균율(prevalence)을 발병률로 잘못 해석해 학생에게 혼란을 야기했다"며 "생물학자라면 보균율과 발병률의 차이를 제대로 알 텐데 서울대가 생물학 소재의 수학문제를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고 출제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범 총괄이사는 "논술은 정답이 없는 것이라야 창의성 평가가 가능하다"며 "그런데 서울대가 제출한 통합논술예시에는 표절한 원문에 정답이 뻔히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표절의 부적절성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이런 방식의 통합논술은 고급 사교육을 권장해 일부 학생이 혜택 받는 구조를 양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 소장은 그밖에 지난해 6월 발표된 예시문항인 2차 자연계열 1번 문제는 지난 1999년 출판된 데일 호프만의 'Contemporary Calculus' 속 문제를 표절한 의혹이 있고 지난 2005년 11월 발표한 1차 인문계열 4번 문제는 예시문과 논제1에서 통계청 자료를 인용하면서 오류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 표절의혹이 제기된 주요 원문은 국내외 경시대회나 미국 AP(대학과목사전이수제도)를 준비하는 고교생이 주로 학습하는 교재여서 이들 일부 학생이 반복된 학습으로 통합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들 강사진은 아울러 지난 2월 치러진 서울대 모의논술의 답안 채점 공개를 요구했다.
  
  정답이 버젓이 원문에 나와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오역이 섞인 문제를 통해 서울대가 제시한 평가기준인 다단계 창의력 평가가 가능한지 서울대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 홍보부 관계자는 "예시문을 다른 교과서나 저서에서 가져다 쓰는 것을 표절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거나 문제의 수준을 평가할 수는 있지만 `표절'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의고사는 실제 문제가 아니라 향후 출제될 문제의 방향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예전에도 서울대가 공개한 면접문항에 대해 올림피아드 대회 미국 참고서를 베꼈다는 등 비슷한 주장이 있었다"며 "서울대는 그런 책을 참고하지 않는다. 다만 수학이라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것이 있을 수는 없다.
  
  김 교수는 또 "'에이즈 보균율' 문제는 국내 고등학교 교과서를 참고해 만들었다"며 "표절 원문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오역을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아직 통합논술 점수기준을 정식으로 공개한 바 없다"며 "이번 모의고사 평가과정을 공개할 생각은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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