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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파리 8대학' 설립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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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파리 8대학' 설립을 꿈꾼다"

김수행 등 좌파학자들, 독자적 대학원 설립 추진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대통령까지 가세한 '진보 논쟁'이 진행 중이지만 학계에선 오래 전부터 '진보의 위기'였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학계의 한 축을 이루던 좌파 연구가 현재는 소수 연구자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좌파 학자들이 독자적인 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알려져 주목된다.

김수행 서울대 교수, 김세균 서울대 교수, 오세철 전 연세대 교수, 강내희 중앙대 교수 등 좌파 학자 40여 명으로 구성된 '사회과학대학원 추진위원회'는 6일 가칭 사회과학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 8대학·브레멘 대학 등 모델로
▲ ⓒ사회과학대학원 추진위

추진위는 이날 "한국사회가 무차별적인 시장논리와 효율성을 맹신하는 신자유주의에 휩쓸리고, 대학이 신자유주의 전도사 노릇을 하는 상황에서, 실천과 연관된 유기적 지식인의 양성을 위해 보다 계획적인 사회과학대학원 설립추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과 과정은 정치, 경제, 철학, 심리학, 한국 및 세계 노동운동사, 대안사회 운동 등이 될 예정이다.

2008-2009년께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대학원은 초창기의 프랑스 '파리8대학', 독일 브레멘 대학, 미국 뉴스쿨 등을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들은 좌파 계열 연구자들이 초기 대학설립에 관여했으며 노동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아 이들 대학도 설립 초기의 전통이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파리 8대학

프랑스 68혁명을 계기로 1968년 12월에 설립됐다. 데리다, 리오타르 등 프랑스 좌파 철학을 대표하는 석학들이 전통을 잇는 가운데 현대철학의 메카로 부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노동자대학으로 야간 교육과정, 주말 교육과정을 두기도 했으며, 저학력 노동자들의 현장경력을 인정해 석-박사 과정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기도 했다.

브레멘 대학

68혁명의 영향을 받아 1971년 설립됐다. 후트슈미트 등 신좌파 학자들이 재직했고, 현장학습을 하지 않으면 학점이 나오지 않아 졸업을 못하는 독특한 수업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주정부가 신자유주의 시대에 경쟁력 있는 대학을 육성한다는 취지 하에 산학연대를 적극 추진하고 비판적 좌파 교수들을 신규 임용하지 않는 등의 정책을 취해 기존 전통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뉴스쿨

1차세계대전에 대한 반성을 계기로 설립된 대학이다. 당시 미국 대학교육에 비판적이었던 경제학자 베블렌, 철학자 듀이 등이 설립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경제학자 하이만,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 등이 재직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세계화와 관련된 연구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오는 12일부터 실험적으로 5개 세미나 운영

2003년부터 독자적 대학원 설립방안을 논의해 오던 이들은 2005년 발기인 대회를 가졌고 그 간 3차례의 교과과정 세미나 등 준비 과정도 거쳤다. 추진위는 오는 12일부터 사회실천연구소와 함께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 아래 분과학문의 체계를 뛰어넘는 사회과학대학원 교과과정 수립을 위한 공동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수행 교수 등이 진행하는 '마르크스 경제학', 오세철 전 교수 등이 강의를 맡은 '자본주의 노동과정' 등 5개 세미나가 개최된다.

한편 독자적 대학원 설립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자금 문제. 현 교육부 규정에 따르면 대학원 설립을 위해서는 40억 원 이상의 소유자산과 200명 이상의 학생(매 학기 5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최소 726평 이상의 건물과 건물이 들어갈 학교법인 소유의 부지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오세철 전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최종 목표는 인가를 받는 것이지만 교과과정보다 우선되는 것은 아니다"며 "교과과정을 내년 정도까지 갖추고 대중적인 모금을 병행하면서 인가 등 법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2005년 발기인 대회를 가진 뒤 지속적으로 모금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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