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 너머로 북녘 개성의 송악산이 보이는 경기도 파주시 인근에 15만평 규모로 조성 중인 문화예술 동호인 마을 '헤이리 아트벨리’가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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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에 도로, 조경 등의 단지조성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로 현재는 영화촬영소와 커뮤니티하우스 1동만 사용되고 있지만 오는 10월이면 아트센터, 갤러리, 박물관, 작가 스튜디오, 공방 등 20여동의 건물이 준공될 예정이다.
지난 4월 헤이리에서 가장 먼저 완공된 ‘커뮤니티하우스’는 건축과 환경의 어울림, 자연과 예술의 어울림이라는 헤이리 건설이념을 잘 보여준다.
1백70평, 2층 규모인 이 건물은 건설할 때부터 주변의 경사면을 고려해 건물 뒤에서 보면 2층과 땅이 이어져 있고 앞에서 보면 1층 역시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집을 짓는다고 하면 일단 주변의 땅을 다져서 평평하게 한다는 건축 상식을 벗어나 주변의 환경과 건물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건물 외관역시 특별한 치장을 하지 않고 노출된 콘크리트 외벽과 유리 등 건축 재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여 ‘건축 재료의 물성을 충분히 활용 한다’는 헤이리의 원칙을 잘 보여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준성, 김종규 교수가 공동으로 설계한 이 건물은 작년에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출품되기도 했다.
도로와 수로를 만드는 과정에도 소나무나 플라타너스 등을 피해서 공사를 해 나무 하나 때문에 1천만원이 더 들기도 했고 인도를 만들 때도 포장한 후에도 물이 자연스럽게 오가 땅이 살아있도록 벽돌로 작업을 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으로도 건물의 용적률은 100%로 제한하고 층수도 3층으로 규제하며 페인트, 장식용 돌 등 자연에 거스르는 치장행위도 엄격히 금하고 울타리와 간판은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4월부터 주말마다 '노을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는 헤이리는 주변 건물들이 완공되는 10월에는 전시와 야외공연, 공방교실 등을 프로그램으로 ‘헤이리 페스티벌 2003’이 열려 헤이리가 추구하는 문화적, 환경적 가치를 많은 이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김언호 아트벨리 이사장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중 많은 사람이 2번 이상의 방문 경험을 갖고 있다”며 “보다 다양한 문화적 볼거리가 절실한 이때에 헤이리를 베니스 비엔날레 같은 명소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단순한 거주공간이라기보다 문화예술이 창조되는 생산의 공간으로 자연과 더불어 문화예술이 존재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지난 7년간 공간 만들기에 전념해왔다”고 설명하고 “남과 북의 접합공간인 긴장의 땅에서 문화예술가들이 기량을 펼친다는 의미도 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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