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선언과 더불어 본격화된 우리당의 정치적 홀로서기이다. 그러나 여전히 통합의 방향에 대해선 적지 않은 이견이 엿보였다.
26일 대통합신당추진기구 발족
소속 의원 108명 중 80명이 참석한 이날 워크숍에선 대통합신당을 추진의 기조와 방법론을 놓고 주된 논의가 이어졌다.
'대통합신당의 추진방향'이라는 발제를 맡은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은 대통합신당의 정치노선으로 "좌우의 교조적인 측면을 뛰어넘는 중도개혁노선"을 제시했다. 그는 오는 6월말까지 구성될 대통합신당의 정체성을 연구하기 위한 비전위원회의 설치도 제안했다.
오 위원장은 또 대통합신당을 추진하는 세 가지 경로를 제시했다. 했다. △제도권 내의 정치세력과 평화민주개혁세력의 일시, 일괄 통합 △시민사회세력 주도의 제3지대 통합 △시민사회 인사와 제도권 내 정치세력 일부가 선도하는 제3지대 통합 등이 그가 내놓은 방안.
오 위원장은 일괄통합 방식과 시민사회세력 주도의 제3지대 창당 방식을 적절히 결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요컨대 '평화민주개혁'을 깃발로 기존 정치세력과 정치권 밖의 시민사회세력이 한꺼번에 뭉치는 방식. 창당 작업은 6.10항쟁 20주년이 있는 오는 6월 언저리까지 완료하고 오픈 프라이머리를 추진할 준비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우리당은 이를 위해 오는 26일 당내 대통합신당 추진기구를 발족키로 결의하고 28일 께 최고위원-국회의원-당협 운영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기로 했다.
또한 3월까지 통합의 제 세력이 마주앉는 원탁 테이블을 구성키로 했다. 여기에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통합의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깔려있다.
평화민주개혁? 중도?…통합의 길 백가쟁명
정세균 당 의장은 "우리는 이제 여당 프리미엄도 가지고 있지 않는 원내 제2당"이라며 "이런 일들이 우리들에게 큰 아픔이기는 하나 새로운 시작을 위한 진통이라고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5.31 지방선거 이후부터 금년 1월까지 우리는 혼돈 속에서 어쩔 줄 모르고 당이 제대로 설 것인가 하는 고민 속에서 살아왔다"며 "그러나 전당대회 등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지금은 희망을 다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화민주개혁 세력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은영 의원은 '3분 자유발언' 시간에 "자만해서도, 오류를 되풀이해서도 안 되고 우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며 "평화민주개혁세력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역전에 대한 향수, 우리들만의 신화를 탈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배기선 의원은 "번민하다 탈당한 탈당파의 심정을 이해한다"며 "통합신당의 주도권 싸움은 승리의 절대적 조건인 대통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창조한국 미래구상'의 정대화 교수는 특강에서 "열린우리당이 왼쪽으로 가면 블루오션이 나타나는데 왜 오른쪽으로 가서 한나라당과 경쟁하려는지 참 이상하다"고 꼬집으면서 "우리 사회는 이미지형 중도로 난관을 타개할 수 있을 만큼 가볍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 우리당 의원들은 단체로 회색점퍼를 맞춰 입어 눈길을 끌었다. 2004년 민주당과 '노란색 원조 논란'까지 일으키면서까지 고집했던 노란색 점퍼는 5.31 지방선거를 거치며 연두색으로 변하더니 이제는 회색으로 완전히 탈색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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