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고려대 이필상 총장이 13일부터 이틀 간 실시된 총장 신임투표에서 이필상 총장이 찬성률 88.7%로 과반수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투표율은 39.2%에 불과했다.
이 총장의 신임투표 기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창헌(정보통신대학장) 교수는 투표 대상인 전임교원 1219명 가운데 478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중 424명이 신임, 그리고 54명이 불신임에 각각 투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임 투표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얻은 이 총장은 현재의 직위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의 뜻을 전한 교수는 "(이필상) 총장이 내일(15일) 중 입장 표명을 할 계획이다.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4년 간 학교를 잘 이끌어나가겠다는 내용이 담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투표 결과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계속 논란이 일고 있다. 투표 시작 하루 전인 지난 12일 정경대학, 언론학부, 문과대학, 이과대학 소속 교수들이 조직적으로 투표 참가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투표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당시 투표 거부 의사를 밝힌 교수들은 '투표'가 논문 표절 의혹에 따른 총장의 신임 여부를 묻기에 적절한 수단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다.
시간, 장소 구애 안 받는 '전자투표' 도입했으나, 투표율 낮아
이런 입장에 동조한 교수들이 대거 투표를 거부하면서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 속에 치러진 투표는 과반수에 훨씬 못 미치는 투표율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이틀 간의 투표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총장 측이 '전자투표' 방식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학교 안팎에서는 투표소를 직접 방문하는 불편을 제거해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낮은 투표율은 과반수의 교수들이 '투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전자투표'에서의 낮은 투표율은 향후 이 총장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김동원 고려대 총무처장은 "9일 총장이 발표했던 담화문을 보면 투표율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방학 중이라 외국에 있는 교수들이 워낙 많고 일부 단과대가 투표 거부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투표율이 낮았다"며 "대선도 투표율 규정이 따로 없는 것 아니냐. 투표율이 낮지만 과반수가 불신임했다고 볼수 없다"고 말했다. '낮은 투표율'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투표 실시 전, 조직적인 투표 거부 의사를 밝혔던 교수들은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한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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