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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려고 이젠 고액 한국어 과외까지…"

동포NGO"방문취업제에 한국어시험 부작용 심각"

"중국 연변 방송국 직원의 월급이 2500위안 정도 한다. 흑룡강성 방송국은 월급이 배는 많아 5000위안 정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족들이 다니는 한국어 학원의 21일 수강료가 5000위안이다. 이게 다 '방문취업 비자' 선발 기준으로 한국어 시험을 본다고 해서 생긴 일이다."(동북아평화연대 신상문 사무국장)

지구촌동포연대(KIN)의 주관으로 9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방문취업제 어떻게 시행되나' 세미나에서는 정부가 '한국어 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방문취업 비자를 내주기로 한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방문취업제' 한국어 시험 소식에 조선족 '한국어 고액과외' 시름
▲ "'방문취업제' 어떻게 시행되나" 세미나에는 중국동포 200여 명이 좌석을 가득 매워 '방문취업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세미나 부제가 '정부유관부서 초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유관기관 관계자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프레시안

오는 3월부터 시행되는 '방문취업제'는 재외동포에게 체류자격(F-4) 비자를 주기 전 단계로 25세 이상 중국, 구 소련 지역 동포들에게 고국을 자유롭게 방문·취업할 수 있는 '방문취업'(H-2) 비자를 발급해주는 것이다. 이 비자는 5년간 유효하고 한 번에 3년까지 체류할 수 있다.

재외동포법에 의해 중국과 구 소련을 제외한 미국, 유럽 등 지역의 동포들은 F-4 비자를 얻어 국민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았다. 반면 중국과 구 소련 동포들은 여기서 제외돼 그동안 모국을 방문하거나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정부가 '방문취업제'를 고안해낸 것.

그런데 국내에 호적이나 친족이 없는 동포들에 대해서는 비자쿼터를 제한하고, 지원자를 선별하기 위해 한국어 능력시험을 치르기로 해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신 사무국장은 "법무부와 외교부 관계자들은 '조선족들은 다 한국말을 잘 하고 한국에 와 적응하는 문제나 기업들의 선호도를 고려하면 한국말을 잘 하는 것이 좋은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외국인 취업문제가 아니라 동포문제"라며 "고가의 한국어시험 대비 학원에서 소외된 저소득 조선족 동포들은 정작 모국에서의 취업이 필요한데도 방문취업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상문 국장은 "국내에서는 입국자의 브로커 비용 발생을 차단하기 위한 한국어시험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이 제도 때문에 한국어 교육과정에서 또다른 불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신 국장은 "모국 취업을 위해 조선족 사회에서는 결혼사기는 물론 방문취업제 실시를 앞두고 학원 사기, 비자 사기까지 급격히 늘고 있다"며 "모국 취업에 조선족 저소득층이나 사기피해자를 우선 배려하고 지역편재, 남녀성비, 도농간 균형, 나이 등을 고려해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어 시험 '구 소련' 동포에게 더 문제"

노영돈 인천대 법대 교수는 "한국어시험을 본다는 것 자체가 한국말에 능한 중국동포 중심이어서 중국동포에 비해 한국어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 소련동포들을 소홀히 취급하고 있는 측면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국장은 "정부에서는 한국어시험 부작용이 발생하자 '추첨제'를 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모국에 한 번 들어오기 위해 목돈을 마련해야 하고 농사, 자녀교육 등 모든 인생계획을 바꾸는 결심을 해야 하는 동포들에게 요행을 바라게 하는 것이 모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이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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