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유그룹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10일 주수도(50) 회장의 차명계좌에 입금된 비자금 중 뭉칫돈이 국회의사당이 있는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빠져 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정치권 유입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정밀 계좌추적을 벌인 결과 주 씨의 전 여비서 김모(42) 씨 명의 통장 4개 중 1개에서 8000만~9000만 원이 2004년 2~3개월에 걸쳐 여의도와 영등포 소재 은행지점 현금인출기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총선이 있었던 2004년 여의도와 영등포 일대에서 차명통장의 잔고가 빌 때까지 돈이 집중적으로 빠져 나간 점으로 미뤄볼 때 유력 정치인이 통장을 건네받아 돈을 인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주 씨가 200억 원대 비자금을 김 씨 외에도 다른 사람 명의의 20~30개 차명계좌에 분산 예치한 뒤 정치권 인사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에 주목해 명의 대여자를 상대로 계좌 개설 경위, 출금 여부 등을 캐고 있다.
검찰은 계좌추적 과정에서 주 씨의 최측근이자 로비스트로 의심받고 있는 한의상(45) 씨의 차명계좌도 여러 개 발견해 자금거래 내역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주 씨가 다수의 정치인에게 로비를 벌이기보다는 소수의 유력 정치인에게 거액을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관련자들을 상대로 진위를 확인하는 한편 로비를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정치인들의 금품수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계좌추적에서 용처가 불분명한 뭉칫돈이 발견되기 시작했다"며 "이 돈이 유력 정치인에게 흘러들어갔는지를 집중 수사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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