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러진 제48회 사법시험 면접시험에서 '부적격자'로 의심돼 심층면접을 받은 2차 합격자 26명 가운데 7명이 최종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법고시 면접시험 탈락자는 지난 10년 동안 단 1명이었으며 한꺼번에 7명이 불합격한 것은 사법시험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써 이번 사법시험 최종 불합격자 수는 3차 1단계 면접에 응시하지 않은 1명과 심층면접 탈락자 7명 등 8명을 제외한 994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28일 "3차 면접시험에서 '부적격자'로 분류돼 심층면접에 회부된 26명의 응시자 가운데 7명을 최종 (법조인) 부적격자로 판정해 불합격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심층면접은 현직 고위 법조인 2명과 법학과 교수 2명, 심리학과 교수 1명 등 면접위원 5명이 이달 21일부터 4일간 치러진 2차 합격자 1002명에 대한 3차 면접에서 부적격자로 의심된 26명을 상대로 한 명당 40~50분씩 심층면접을 실시해 법조인 적격성 여부를 가려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부 면접위원들은 당초 10명 이상을 법조인 부적격자로 판정하려 했으나 '두 자릿수 탈락은 너무 지나치다'는 의견과 '초강수를 둬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선 끝에 탈락자를 7명(남자 5명, 여자 2명)으로 정했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이들 가운데 1명은 사법시험 성적이 200위 이내로 우수했고 다른 1명은 600위권이었으며 나머지 응시자들은 모두 900위권 밑을 맴돌았다.
1단계 면접에서는 국가관과 윤리의식, 전문지식, 창의력, 발표력 등이 평가 대상이었지만 심층면접에서는 법률가적 생각과 답변 태도, 표현력 등이 핵심 평가 대상이었다.
1단계 면접에서 "주적(主敵)은 미국이다"고 대답했다가 심층면접에 회부된 한 응시자는 최종 단계에서 구제됐다. 이 응시자는 심층면접에서 "주위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것을 들은 걸로 답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며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 핵은 우리나라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가 심층면접을 받게 된 응시자도 탈락의 위기를 넘겼다. 이 응시자는 '부적격자'에 포함해야 한다는 일부 위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고 판ㆍ검사 임용이 아닌 사법시험 단계에서부터 배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견해가 우세해 간신히 합격했다.
1, 2차 시험 성적이 우수했던 한 응시자는 법률가로서 자질을 검증하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해 법조계 문턱에서 떨어졌다.
한 면접위원이 법률적 용어인 '정당방위', '긴급피난'을 염두에 두고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아무런 이유 없이 주먹을 휘두르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이 응시자는 "맞받아치겠다. 법은 멀리 있고 주먹은 가까이에 있다"고 대답했다.
'물권'과 '채권'의 차이점 등 평이한 법률적 지식을 묻는 물음에 답변을 제대로 못한 응시자와 면접위원의 질문에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대답한 응시자들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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