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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둘러싼 덧셈ㆍ뺄셈의 계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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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신당' 둘러싼 덧셈ㆍ뺄셈의 계산법

<분석> 민주당에 던져진 세가지 질문

4.24 재보선 이후 신당론이 급부상하더니 빠르게 대세를 장악해 가는 듯하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이니 ‘통합신당’이니 신당 창당의 방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 급기야 한나라당 개혁파 쪽에선 ‘별도 신당’, 즉 ‘개혁 야당’ 창당론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역시 신당의 핵심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느냐에 따라 신당의 모양새가 결정되고, 정치권의 ‘판’이 짜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핵심 질문은 다음의 셋이다. 첫째 몇 명을 뺄 것인가. 둘째 기존 민주당을 해체하느냐 아니면 그대로 두고 신당파가 탈당하느냐. 셋째 신당 지도부는 누가 맡느냐.

***과연 누구누구를 빼고 가느냐?**

민주당 신주류의 신당론에 대해 “당을 떠나라”며 강력 반발하던 구주류 의원들의 자세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한화갑 전 대표도 ‘통합’을 전제로 동참 뜻을 흘리기 시작했고, 가장 강력한 반론을 펴던 정균환 총무 역시 ‘기득권 포기’까지 거론하며 ‘통합신당론’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신당론이 대세를 이루긴 했으나 그 방향이 ‘통합’ 쪽이 되자 역으로 곤혹스러워진 것은 신주류와 개혁당 쪽이다. 정동영 의원이 “민주당 리모델링론이나 통합신당론을 폐기하라”며 직공에 나섰고, 유시민 의원 역시 민주당 구주류를 겨냥해 “그런 세력이 들어오면 나는 신당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한마디로 민주당 구주류가 없는 신당이어야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기존 민주당을 그대로 감싸 안으면서 일부 외부세력이 가세하는 ‘덧셈 정치’만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영남 진출, 수도권 석권’이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뭔가 확실하게 다른 신당을 만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기존 민주당 기득권의 핵심 근거지라 할 호남세력을 쪼개야 한다는 결론이다.

정대철 김원기 등 중진들은 가급적 많은 의원이 함께 하길 바란다. 101명 의원중 90명 정도까지를 생각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정동영 신기남 등 소장파들은 50-60명 과반수만 되면 충분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진다. 그 중간 지점에 서서 70-80명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있다고 한다.

물론 이 숫자가 정확한 것은 아니다. 50명일 경우, 60명, 70명, 90명일 경우의 명단이 작성돼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대략 분위기가 그렇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누구누구를 어떤 기준에서 어떤 방식으로 배제시킬 것이냐이다.

기존 민주당의 틀 안에서 당무회의를 거쳐 신당창당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신당 창당과 함께 민주당을 해체하자는 것이 지금까지 신당 추진파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선별적으로 참여범위를 정할 수 없다. 구주류 의원들이 끊임없이 물타기를 시도하며 동참해 올 경우 이들을 억지로 배제할 방법이 없다.

과연 몇 명을 어떻게 뺄 것인가? 여기서 두 번째 질문, 즉 반드시 민주당을 해체해야 하느냐의 질문으로 넘어간다.

***민주당 해체시킬 것인가, 신당파의 탈당인가?**

신당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할 사람만 골라서 탈당하는 방법이다. 당무회의를 거쳐 당 해체 결의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민주당은 그대로 놔두고 밖에 나와서 신당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논란이 벌어진다. 일각에선 민주당을 놔두고 탈당하면 호남민심에 극심한 동요가 있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래서 신당이 호남 의석 장악에도 실패하고, 수도권에서도 많은 의석을 장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오히려 민주당이 존속해 줘야 신당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편다. 신당이 국민들에게 정말 새로운 당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주려면 호남 기득권세력 연합인 민주당, 영남 기득권세력 연합인 한나라당이라는 비교준거가 분명히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래야 내년 총선에 새바람을 일으켜 호남에서도 다수당이 될 수 있고, 영남에 진출함은 물론, 수도권 석권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논리다.

신당 추진파 사이에서 이 문제가 아직 정리되지 못했다. 민주당을 놔두고 탈당하자는 주장, 민주당을 해체하면서 소수 호남 기득권세력만 척결하면 된다는 주장이 부딪히는 것이다.

여기엔 외부세력 참여문제도 직결된다. 탈당파들은 이번 신당 창당의 핵심이라 할 한나라당 개혁파의 동참을 끌어내려면 민주당 신당파가 탈당해서 나와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탈당하지 않으면 아무리 민주당을 해체하고, 기득권을 포기한다고 해도 외부 인사의 참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당 해체론자들은 구주류 척결만 이뤄진다면 한나라당에서 올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이들은 설령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 경우 한나라당의 동참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탈당은 해 놓고 한나라당 동참이 없으면 세력이 너무 위축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 해체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된 세력을 유지하면서 외부 동참을 유인하는 편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문제는 신당이 만들어질 경우 그 지도부는 누가 되어야 하느냐의 세 번째 질문으로 연결된다.

***‘포스트 盧’ 지도부인가, 개혁중진 지도부인가?**

이번 신당 창당은 민주당의 탈바꿈이 아니라 정계개편과 세대교체까지를 동시에 염두에 둔 매머드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르자면 신당의 지도부 역시 완전히 새로운 리더십으로 채워져야 한다.

예컨대 이미 차기 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정동영 추미애 의원, 최근 급부상한 유시민 의원, 한나라당에서도 김부겸 의원 등 소장파들, 그리고 외부에서 새롭게 참여할 인사들이 지도부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40대나 50대 초반의 리더십이다. 연령과 무관하게 김근태 김원웅 의원 등도 거론될 수 있다.

좀더 쉽게 말하자면 노무현 대통령보다 더 젊고, 정치권 연륜으로도 더 신진인 소장파들이 중심에 서서 ‘포스트 노무현’의 모습을 확실히 갖춘 정당을 만들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엔 노무현 대통령보다 선배이면서 개혁성향으로 분류되어 온 많은 중진들이 있다. 민주당의 정대철 김원기 조순형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한나라당에서도 이부영 의원을 꼽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덕룡 의원, 노 대통령보다 한 살 적은 손학규 지사까지 거론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한사람 한사람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이른바 '여야를 뛰어 넘은 범개혁세력'이라 칭할 때 주로 등장했던 중진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선배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이중 한나라당 쪽 사람들은 스스로를 '포스트 노무현'으로 위치지우는 경향도 강하다. 민주당 가운데 일부도 그럴 개연성을 전혀 배제 못한다.

이들이 벌써부터 뒷전으로 물러나 소장파들의 방패막이만 되어 달라는 주장에 순순히 응할 리 없다. 또 노무현 대통령 입장에서도 벌써부터 ‘포스트 노무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거북살스런 일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충돌이 발생한다. 내년 총선 새바람의 강도를 높이려면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하자면 너무 많은 사람을 배제해야 하고, 너무 많은 사람의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 그건 사실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타협과 절충이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되 개혁 성향 중진들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절묘한 지도부 구성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덧셈 뺄셈의 계산법, 계산 주체 아직 없어**

이처럼 현재 민주당 신당추진파들에겐 세 가지 핵심 질문이 던져져 있다. 몇 명을 뺄 것인가. 기존 민주당을 해체시킬 것인가 말 것인가. 누가 지도부가 될 것인가.

이 세 질문은 바로바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결국 하나의 질문이다. 무엇을 빼고 무엇을 더할 것이냐?

아직 덧셈과 뺄셈의 답이 나온 것 같지는 않다. 덧셈 뺄셈의 주체, 다시 말해 신당 추진의 명확한 구심점도 아직 만들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제 시작이다.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빨리 바람이 불어닥치는 형국이다. 소장파들의 기세몰이가 일정 정도 효과를 본 까닭이다. 그러나 이 복잡한 계산에 답이 내려지지 않으면 신당은 모양을 갖추기 어렵다.

계산법, 계산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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