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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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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무엇인가"

[2006,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5)]<나무를 심은 사람>

올해로 다섯 번째로 열린 '환경 책 큰 잔치'의 실행위원회(위원장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가 '올해의 환경 책' 12권과 '2006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 17권을 선정해 최근 발표했다.
  
  환경정의, 풀꽃평화연구소, 교보문고가 주최하는 '2006 환경 책 큰 잔치'는 지난 17일 개막돼 24일까지 계속된다. 이 행사는 시민들이 환경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2002년에 시작됐다.
  
  <프레시안>은 '환경 책 큰 잔치' 실행위원회와 공동으로 11월 한 달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이번에 선정된 환경 책 29권에 대한 서평을 싣고 있다. <편집자>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김경온 옮김, 두레, 1995년.
  
  프랑스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전쟁 반대, 무분별한 도시화 반대, 참된 삶의 행복,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기쁨 등을 줄기차게 추구했던 장 지오노의 대표작. 스스로 절대적 고독을 선택하였고 그 고독 속에서 오로지 나무 심는 행위를 통해 자연과 신과 평화를 얻은 어느 노인이 오랜 세월에 걸쳐 황무지를 울창한 숲으로 바꾸는 희망의 기적을 창조해 나가는 과정을 유려한 문체로 써내려간 문학 작품이다.
  
  작품의 화자는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으로 뻗어 내린 알프스 산악 지대를 걸어서 여행하다가, 쇠막대를 땅에 꽂아 구멍을 낸 뒤 도토리 하나를 넣은 다음 흙을 덮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는 특이한 노인 엘제아르 부피에를 만난다. 그는 황폐한 땅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하여 몇십 년 동안 혼자서 양을 키우고 벌을 치면서 그렇게 나무를 심어 왔다. 그곳은 옛날 숲이 무성했고 숲에 의지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구잡이로 나무를 베어내 폐허의 땅으로 만들어 버렸다. 결국 그들 자신도 떠나야 했다. 하지만 아내와 자식을 잃고 혼자 살다가 이 고산 지대의 폐허에 들어온 부피에는 한결같이 나무를 심으며 살아 온 것이다.
  
  그 여행 후 전쟁에 참여했다가 세월이 지난 뒤 다시 그곳을 찾은 화자는 자신과 노인의 키보다 더 크게 자란 나무들을 보게 된다. 모든 게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바람마저 이전의 세차고 거친 돌풍이 아니라 부드러운 산들바람이었고, 그 바람엔 향기마저 실려 있었다. 황무지가 거대한 숲이 되고, 사람들이 돌아오고, 웃음과 노래가 부활한 것이다. 화자는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묵묵히 나무만을 심어 온 '기적의 사람' 부피에에게서 새로운 희망과 영감을 얻고, 이 모든 것이 아무런 기술적 도움 없이 오직 한 사람의 손과 영혼에서 나온 것임을 떠올리면서, 인간이 파괴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하느님만큼 유능할 수 있음을 문득 깨닫는다.
  
  이 책은 좁은 의미의 환경 책을 넘어서는 작품이다. 진실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아름다운 영혼과 흔들리지 않는 신념에 있다는 것,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일생을 바치는 고결한 실천이야말로 '불모지'를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감동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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