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훼손된 지 1년6개월여 만에 복원된 낙산사 동종의 내부에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이름이 새겨진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낙산사 측은 16일 오후 종 주조업체인 충북 진천 소재 성종사로부터 복원된 동종을 옮겨와 경내 누각 '보타락'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종 내부에 음각된 '낙산사 동종 복원기'에 유 청장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새로 설치된 동종은 작년 4월 초 양양군 강현면 일대를 휩쓴 산불로 녹아내린 원래 동종의 잔해를 소재로 문화재 분야 등 전문가 8명이 사료에 근거해 재현 복원한 것이다.
낙산사 관계자는 "지난해 동종복원 자문위원회에서 복원기에 '국민의 정성으로 복원된 종'이라는 문구만 넣고 누구의 이름도 넣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들었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복원된 동종에 문화재청장의 이름이 들어간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18일 <프레시안>과 전화 통화에서 "일부 유실되거나 훼손된 건물 등을 복원하거나 중수할 때 중수기와 더불어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 넣는 것은 원래부터 하던 것"이라면서 언론의 문제제기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유홍준 청장은 "담당 과장에게 보고받을 때까지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통상 기록을 남기려는 관행이었다고 말하길래, 당장 (이름을) 지우라고 지시했다"고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해명했다.
하지만 문화계 내에선 음각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지울 경우 종소리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8일 오후 이 문제와 관련해 정리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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