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전북 부안)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아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93년에는 자살자가 10만 명당 9.5명이었으나 2003년에는 22.8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사망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위에서 5위로 뛰었다.
연령별로는 전통적으로 35~49세 사이에 가장 많이 자살을 선택하지만, 2000년대 들어 60세 이상의 노인 자살자 수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60세 이상 자살자 수는 2000년 1626명에서 2004년에는 4118명으로 2.5배나 증가했다. 45~54세 사이의 연령대에서도 자살자 수가 2.1배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국내 지역별로 살펴보면 10만 명당 자살자 수 기준으로 강원(38.4), 충북(32.9), 경북(32.6), 전북(32.1), 충남(32), 전남(31.4), 경남(30.7)의 순이었고, 상대적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광역 대도시들은 자살자 수가 20명 안팎에 그치는 등 도시와 지방의 자살률 격차가 다소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높은 자살율로 인해 OECD가입 국가들 사이에서도 한국은 자살률 상위에 랭크됐다. 2002년 기준으로만 봐도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률이 헝가리(23.2), 일본(19.1 '00년 기준), 핀란드(18.8)에 이어 4위(18.7)을 기록했고, 82년부터 10년간의 자살 증가율에서도 조사대상 29개 국가 중 증가율 1위(5.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살증가율이 높은 나라들은 멕시코(3.94%), 아이슬란드(3.49%), 아일랜드(2.43%), 스페인(2.04%) 등이었으며, 4개국은 증가율이 1%미만이고, 22개국은 아예 자살증가율이 마이너스였다.
이와 같은 높은 자살률 증가 추세에 대해 김 의원은 "기존의 정신보건정책이 치료 위주로 돼 있고, 우울증 등 자살의 원인이 되는 질환에 대한 사전예방적 접근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자살 및 우울증을 관리할 수 있는 국가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OECD 국가의 자살사망률 및 변화추이(10만명당 연령표준화 자살사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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