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12일 오후 7시(한국 시간)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고은 시인의 수상 여부가 국내 문학계의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워낙 큰 기대를 했다가 실망한 경험이 있어 들뜬 분위기는 작년에 비해 덜하지만 고은 시인은 올해에도 유력한 후보 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영국 도박 전문업체 '레드브록스'의 9일 발표에 따르면 고은 시인의 수상 확률은 10대 1. 이 업체가 선정한 유력 후보 40명 가운데 다섯 번째다. 이 업체는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의 수상 확률을 5대 2로 가장 높게 봤고, 시리아의 시인 아도니스와 폴란드 언론인 리스자드 카푸친스키가 5대 1, 미국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가 6대 1의 확률을 보였다.
고은 시인은 동양적이고 불교적인 시 세계로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서 그를 소개할 때 젊은 시절 10년간 출가한 경험을 들어 'Buddhist Poet(승려 시인)'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1980년 내란음모죄로 15년형을 선고받는 등 그의 민주화운동 경력도 긍정적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은 시인이 지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즉흥시를 낭독한 것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노벨문학상 선정에 정치적 변수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한반도 정세가 오히려 오랜 통일운동 경력을 가진 고은 시인의 수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이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주빈국으로 선정돼 문학작품이 외국에 많이 알려졌다는 점도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고은 시인 이외의 다른 작가들도 많이 알려지면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은 늘었지만 고은 시인에 대한 관심의 집중도는 오히려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노벨상 선정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질 뿐 아니라 후보 명단도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발표되는 순간까지 예측이 힘들다. 지난해 수상자로 선정된 영국의 극작가 해럴드 핀터(Harold Pinter)는 도박사들 사이에서 주요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았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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