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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라도 '피의자 권리' 연재 계속해야"

금태섭 검사 연재 중단…2회는 '조서에 도장찍지 말라'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이 됐던 현직검사의 '수사 받는 법' 기고 연재가 결국 1회를 끝으로 중단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 금태섭 검사(39. 사시34회)는 지난 15일 <한겨레>에 연재 중단의 뜻을 알렸고, <한겨레>는 2회 기고문을 금 검사에게 돌려줬다고 18일 지면을 통해 밝혔다.

"스스로 결정해 연재 중단"

<한겨레>에 따르면 금 검사는 "글에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것처럼 비치는 상황에서 연재를 계속하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해 연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고, "혼자 고민하고 스스로 현재 중단을 결정했고 상부 지시나 압력 같은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금 검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상부 외압'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11일 금 검사의 기고 1회가 발행된 뒤 대검찰청을 비롯한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의 회의가 잇달아 열렸고, 15일에는 금 검사가 정상명 검찰총장을 면담한 뒤 <한겨레>에 연재 중단의 뜻을 전했다.

금 검사는 연재 중단의 뜻을 알리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금 검사는 "원래부터 당연히 주장할 수 있었던 사건 관계인의 권리를 설명했을 뿐으로 수사과정에서 피의자가 자신의 권리를 묻는다면 검사나 수사관은 법에 규정된 권리를 설명해 줄 의무가 있다"며 "질문을 받기 전에 먼저 권리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고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서에 도장찍지 말라'

한편 19일 발행 예정이었던 금 검사의 연재 2회분 글은 '조서에 도장찍지 말라'가 주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일 발행된 1회는 '아무 것도 하지 말라'로,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선임을 적극 활용하라고 설명했었다.

<한겨례>가 요약한 내용에 따르면 금 검사는 "피의자는 조서에 도장을 찍을 아무런 의무도 없고, 조사받는 사람이 조서에 도장을 찍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오히려 현재 형사절차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가장 불리한 증거를 만들어 내는 데 도움을 주게 될 뿐"이라고 기술돼 있다.

만약 2회가 발행됐다면 1회보다 더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1회의 내용이 검사와 피의자, 변호사 간의 관계가 중심이었다면, 2회에서는 판사까지 논쟁에 끌어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법조계에서는 '공판중심주의' 강화에 따른 검찰 조서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두고 검찰과 법원이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 금 검사의 기고문 내용이 사실상 법원의 손을 들어주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법원은 검찰의 조서를 인정하지 않고 법정 구두진술 중심으로 심리를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검사는 "금 검사의 기고 내용이 '지휘계통 무시'로 간부들의 불만을 산 것이 사실이지만, 2회 기고문을 미리 받아 본 부장급 검사들이 크게 당황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직검사가 언론을 통해 피의자의 권리를 설명한다는 것이 신선하고 의미도 있는 일이지만, 굳이 검찰 측에 불리한 내용을 충분한 논의도 없이 기고하는 일이 옳았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누리꾼들도 "변호사가 해야 할 말을 검사가 하는 건 보기 좋지 않다"는 의견들을 내놓기도 했다.

"금 검사가 아니더라도 '피의자 권리' 연재 계속해야"

반면 금 검사의 기고 연재 중단을 안타까워하며 '기고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독자들의 요구도 거세다. <한겨례>의 연재중단 기사에 아이디 'cac147'은 댓글을 통해 "권위있는 변호사(전직 판.검사 출신 등)에 의해서라도 이 기획은 이어져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그는 "일부 변호인의 조력을 상시적으로 받을 수 있는 예비 범죄인들에게는 상식으로 통하는 수사, 재판 받는 요령을 일반 선량한 국민들도 만일의 사태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언론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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