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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감독,각본 김해곤 출연 장진영, 김승우, 김상호, 탁재훈 제작 굿플레이어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등급 18세 관람가 | 시간 123분 | 2006년 상영관 CGV, 메가박스, 대한극장 룸살롱에서 일하는 연아(장진영)는 하루 일을 마치고 동료들과 함께 동네 고깃집으로 향한다. 출출한 배를 채울 심산이지만 그 외에 다른 목적도 있다. 어머니와 함께 고깃집을 운영하는 영운(김승우)이 바로 그 표적. 연아는 영운에게 "나, 아저씨 꼬시러 왔어"라며 직설적으로 작업을 건다. 영운은 연아의 그 직설화법이 싫지 않다. 문제는 영운에게 이미 참한 약혼녀가 있다는 것. 하지만 영운은 연아의 이런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프레시안무비
그렇게 둘의 연애는 시작된다. 하지만 이들의 연애에는 뭔가 수상한 구석이 있다. 연애의 기본이 되는 달콤한 밀고 당기기는 머리채를 휘어잡고 싸우는 수준이고, 사랑의 말을 속삭이는 대신 서로에게 욕을 퍼붓는다. 그렇게 징글징글하게 싸우다가도 또 아무렇지 않게 살을 섞고, 행복해서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매사에 '쿨'하던 연아가 점점 더 사랑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둘 사이는 꼬이기 시작한다. <파이란>의 시나리오 작가로 충무로 이야기꾼 대열에 합류한 김해곤 감독은 직접 시나리오 작업까지 한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 사랑과 연애의 '맨 살'을 보여준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리는 연애는 흔히 달콤하고 반짝이기 마련. 하지만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통해 김해곤은 달콤 뒤엔 쌉싸름이, 반짝 뒤엔 그늘이 자리 잡고 있음을 얘기한다. 하지만 바로 그렇게 '원수 같은' 감정들이야말로 어쩌면 연애의 진짜 모습일지 모른다고 에둘러 말한다. 문제는 기존 영화들이 그려내는 통속적인 사랑의 방식을 비틀고 조소하던 영화가 후반으로 가면서 그 통속성에 스스로 빠지고 만다는 점이다. 영운은 약혼녀와 결혼한 후에도 계속 연아를 만나고, 연아의 집착은 극을 향해 치닫는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결국 과정은 달랐으나 결론은 같은, 또 다른 스타일의 '신파' 영화에 머무는 우를 범한 것으로 보인다. 당차고 쿨한 룸싸롱 아가씨로 분한 장진영의 온몸 던진 연기는 삶과 연애의 '날 것'을 그리는 영화의 성격과 잘 맞아 떨어진다. 어디로 봐도 '나쁜' 남자 영운을 연기한 김승우도 천연덕스런 연기를 선보인다. 거기에 오달수, 탁재훈, 김상호 등의 굵직굵직한 조연들이 대거 등장, 시끌벅쩍한 연기를 펼쳐냄으로써 영화에 생생한 삶의 모습을 입힌다. 다만, 영운을 포함한 친구들의 생생한 캐릭터 구축을 위해 사용된 육두문자들은 너무 자주, 너무 많이 사용돼 오히려 영화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린다. 과유불급이란 용어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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