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영남위원회'사건으로 7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인 박경순씨(43)가 지난달 27일 참여정부의 출범에 맞춰 '양심수 전원사면'을 요구하며 부산교도소에서 단식을 시작한 지 아흐레가 지난 지금 지병인 간경화로 인해 건강이 크게 악화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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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순씨 단식으로 건강에 무리가 온 상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와 참여연대, 여성단체연합 등 3백76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는 7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박경순씨 등 양심수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 후원회장은 "옥중에 단식중인 박경순씨는 원래 간경화 환자로 단식으로 인해 건강에 큰 무리가 온 상태"라며 "정부의 결단으로 박씨에 대한 조속한 석방과 양심수들에 대한 사면이 이뤄지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인순 인의협 집행위원장은 "단식 9일째인 박씨의 상태는 매우 심각해 단식 6일째에 혈액검사결과 GPT 등의 검사 치수가 정상인보다 높게 나타나고 얼굴에 검은 빛이 돌며 대화시에 정확한 발음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소모성질환인 간경화 환자가 단식을 열흘이상 할 경우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고 단식 이후에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부대표는 "우리는 그 동안 박씨를 비롯한 양심수 전원을 조건 없이 석방할 것을 촉구해 왔다"며 "그것은 양심수 사면조치가 비단 양심수 몇 명이 감옥에서 풀려나와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을 넘어 이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실현의 첫 출발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양심수 60명**
이향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3월5일 현재, 전국의 구치소, 교도소, 경찰서 유치장 등에 구속 수감되어 있는 양심수는 학생 21명, 노동자 21명, 재야 및 기타 17명, 군인 1명 등 모두 60명"이라고 양심수 현황을 밝힌 뒤 "참여정부가 진정한 개혁의 의지와 정체성을 가지려면 이들에 대한 사면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은아 민가협 총무는 "새 정부가 개혁의 첫 걸음을 잘 떼야 할 텐데 그 척도는 양심수의 족쇄를 푸는 것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예년의 경우처럼 선별사면을 하거나 양심수들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지 말고 조건없이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6일 민가협 회원들과 법무부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이 문제를 성의를 가지고 검토할 것'과 '박씨를 형 집행정지의 형식으로라도 사면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질을 받은 바 있다고 밝히고 "조속하고 성실하게 약속한 조치가 이뤄지길 빈다"고 덧붙였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기자회견 후 홍근수 목사 등의 제의에 따라 단식으로 건강이 극심하게 악환 된 박씨에게 단식을 풀 것을 권유하는 방문단을 박씨가 수감되어 있는 부산교도소에 급파했다. 민가협을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들은 오는 11일 박씨를 후원할 '박경순에게 희망을'이란 모임을 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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