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정민 |
출연 이종혁, 소이현, 김영준
제작 CJ엔터테인먼트, 소프트랜드영상사업부
등급 18세 관람가 |
시간 93분 | 2006년
상영관 CGV 산불로 입산이 금지된 숲, 그곳으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찾아온다. 무당이었던 엄마의 피를 받아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정아(소이현)와 남자친구 우진(이종혁)은 친구들과 함께 산 속 야영을 즐길 생각이다. 그러나 산불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울창한 숲에는 묘한 기운이 스며있다. 산을 오르던 일행은 세은이 다리를 다치자 그 곳에 머물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의문의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난다. 물을 뜨러 계곡에 내려간 준후가 알 수 없는 존재에게 습격을 당해 사라지고, 텐트에서 쉬고 있던 세은마저 모습을 감춘다. 그리고 '신통력'을 지닌 정아는 이들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환영으로 목격한다. 남은 이는 정아와 우진, 그리고 우진의 동생 승헌(김영준). 숲에게 영혼을 뺏기고 좀비가 되어 돌아온 세은과 준후는 셋을 겨냥하고, 나머지 일행들은 좀비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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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죽음의 숲 ⓒ프레시안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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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 공포영화 프로젝트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죽음의 숲>은 한국형 좀비영화를 표방한 작품. 1980년 만들어진 강범구 감독의 <괴시> 이후 26년 만에 국내에서 제작된 좀비 슬래셔 영화이다. 그런 점에서 <죽음의 숲>은 신선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피를 뒤집어쓰고 초점 없는 눈으로 사냥감을 향해 돌진하는 좀비들의 모습은 존재 그 자체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데 제 몫을 다한다. 좀비를 주인공으로 삼았지만 <죽음의 숲>이 공포를 풀어가는 방식은 '하드 고어'에 더 가깝다. 칼, 도끼, 삽, 총 등이 총출동해 찢고, 베고, 짓이기는 한 편의 활극을 선사해 공포감을 배가시킨다. 그러나 <죽음의 숲>이 전하는 공포는 거기까지다.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잔혹한 영상을 나열해 공포심을 자극하지만 엉성한 드라마 얼개와 만나 공포의 제 맛을 살려내지 못한다. 무당의 피를 이어받은 정아의 아픔은 제대로 표현되지 않고, 형제인 우진과 승헌의 갈등 관계 역시 드라마 속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 뿐이다. 거기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펼쳐지는 정아와 우진의 로맨스는 뜬금이 없어 오히려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배우들의 딱딱한 표정 연기도 <죽음의 숲>을 아쉽게 만드는 요소. 영화의 전체 배경이자 사실상 주인공격인 '숲'을 공포의 공간으로 제대로 포장해내지 못한 연출력도 <죽음의 숲>을 힘 빠지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죽음의 숲>은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공포영화다. 영화의 앞과 뒤를 맞물려 이야기의 끝에 또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음을 암시하는 이야기 전개나 하드 고어 공포 속에 심심치 않게 웃음을 심어 놓은 여유가 돋보인다. 드라마는 허약하지만 '좀비영화'라는 장르 매력은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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