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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戰의 괴물'로 자리매김한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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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戰의 괴물'로 자리매김한 이승엽

[프레시안 스포츠] "한신 3연전 싹쓸이 하겠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는 매년 8월이면 약 한 달간 원정경기만을 해야 한다. 한신 타이커스의 홈구장인 고시엔 구장에서 이 기간 동안 고교야구 대회인 여름철 고시엔 대회가 열리기 때문. 올 시즌도 8월 1일부터 25박 26일 간의 원정경기를 펼친다.

주니치에 이어 센트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한신 타이거스의 운명은 이 지옥같은 원정레이스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원정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한신은 이승엽의 불붙은 홈런포에 이틀 연속 고개를 숙였다. 이승엽 때문에 원정레이스 출발부터 삐끗한 셈이다.

이미 1일 끝내기 홈런으로 요미우리의 승리를 이끈 이승엽은 2일 경기에서도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을 때려냈다. 이승엽은 1-1로 팽팽히 맞서던 6회말 한신 투수 후쿠하라의 시속 114km의 변화구를 끌어당겨 투런포를 만들어냈다. 올 시즌 34번째 홈런. 이승엽의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은 요미우리는 3-2의 짜릿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요미우리의 하라 감독은 경기 뒤 "이승엽의 집중력을 다른 선수들도 배웠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라이벌 한신과의 경기에서 거둔 2연승을 발판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는 속뜻이 담긴 말. 이승엽도 "한신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반면 한신의 팀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일본 스포츠지 <산케이 스포츠>는 3일 "이틀 연속으로 (한신이) 이승엽의 배트의 먹이가 됐다. 전날 좌완 에이스 이가와에 이어 우완 에이스 후쿠하라도 아시아의 대포 앞에서 무너졌다"고 밝혔다. 후쿠하라 투수는 "낮은 공을 의식해서 던지려고 했지만 공이 손에서 빠졌다. 실투였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엽의 한신전 타율은 2할8푼6리로 자신의 시즌 타율(3할3푼1리)에 훨씬 뒤진다. 하지만 이승엽은 올해 한신과의 경기에서만 5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5개의 홈런 가운데 4개가 결승홈런(끝내기 홈런 2개 포함)이었을 정도로 이승엽은 한신과의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승엽은 지난 해 치바 롯데 시절 일본 시리즈에서도 한신을 상대로 3개의 홈런을 스탠드에 꽂은 바 있다.

일본 간사이(關西) 지방을 대표하는 도시 오사카를 연고지로 하는 한신은 간토(關東) 지방의 심장부인 도쿄에 위치한 요미우리와는 라이벌 중의 라이벌. 마치 미국 메이저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관계 비슷하다. 한신은 안티 교진(요미우리를 싫어하는 일본 야구 팬)의 중심이었다. 요미우리만 만나면 괴력을 발휘했던 대투수 무라야마나 에나쓰도 모두 한신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선수시절 드래프트에서 요미우리에게 배신당한 뒤 요미우리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된 '열혈남' 호시노 센이치(선동열, 이종범이 주니치에서 뛸 때의 감독)도 한신의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1985년에는 두 팀의 감정싸움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한신은 정규시즌 마지막 시리즈를 요미우리와 치렀다. 요미우리의 콧대를 꺾고자 했던 한신의 팬들에게는 당시 요미우리의 감독이던 왕정치가 선수시절 세운 한 시즌 55홈런 기록을 한신의 용병 타자 랜디 바스가 깨주기를 바랬다. 바스의 홈런은 요미우리와의 시리즈를 치르기 전까지 54개였다. 하지만 바스는 더 이상 홈런을 칠 수 없었다. 요미우리 투수들이 왕정치의 홈런 기록을 지키기 위해 바스에게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않는 담합을 했기 때문이다. 한신의 팬들은 요미우리를 맹비난했다.

이 사건 뒤 "다른 경기는 몰라도 요미우리와의 경기는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한신 팬들의 의식은 더욱 굳건해졌다. 지금 한신 팬들에게 이승엽이 거대한 '괴물'로 비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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