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 명문 구단 요미우리에서 환상적인 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승엽이 과연 내년 메어지리그행을 택할 것인가? 이 질문은 국내 스포츠 팬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이승엽은 "요미우리 잔류와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반반"이라는 입장. 이승엽이 요미우리의 4번타자로 남는 게 좋을지 아니면 메이저리그로 가는 게 좋을지는 여러가지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프레시안>은 국내 최고의 메이저리그 전문가로 통하는 송재우 <Xsports> 해설위원과 국내의 대표적 일본 프로야구 전문가 조해연 KBO(한국야구위원회) 규칙위원의 의견을 통해 이승엽의 진로에 관해 전망해본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이후 이승엽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인식이 바뀐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일본 프로야구에서 통했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했던 예는 사실상 마쓰이 가즈오가 유일하다. 이승엽은 마쓰이 히데키가 뉴욕 양키스에 입단할 때 받았던 3년 간 2100만 달러 수준은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위원은 "이승엽에게는 아무래도 메이저리그에 적응기가 필요하다. 내년이면 이승엽이 31세가 되기 때문에 그가 메이저리그행을 선택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송 위원은 이승엽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부담이 적은 팀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같은 팀에서 이승엽이 초기에 연착륙 하지 못할 경우에는 언론의 대공세를 견뎌내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송 위원은 "이승엽이 만약 일본에서 처음부터 요미우리에서 뛰면서 제 활약을 못했다면 지금의 이승엽이 존재하지 않았을 수 있다. 언론이나 팬들의 관심이 덜한 치바 롯데에서 어려웠던 한 시즌을 보낸 게 이승엽을 바꿔 놓을 수 있었고, 이듬 해 롯데의 우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송 위원은 이어 "야구 기량 측면에서 이승엽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겠는가? 메이저리그라는 벽을 넘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 준비를 더 해야 한다. 치바 롯데에서 초기에 겪었던 어려움을 떠올리면서 차분하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한다면 한 시즌 홈런 25~30개 정도는 충분히 쳐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조해연 위원은 "요미우리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이승엽 때문에 고민할 것이다. 이미 일본 프로야구계의 실력자인 요미우리의 구단주 와타나베 쓰네오는 이승엽과의 재계약을 선언한 상태다. 그의 말은 요미우리에서 일종의 법이나 다름없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승엽에 입질을 해 온다면 요미우리도 '돈 싸움'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조 위원은 "와타나베 요미우리 구단주는 소속 팀의 마쓰이 히데키가 뉴욕 양키스로 갔을 때 가장 슬퍼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일본 최고 스타들을 데려가는 메이저리그를 흑선을 이끌고 일본을 개항시킨 페리 제독에 비유한 적도 있었다. 이승엽을 놓고 펼칠 요미우리와 메이저리그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이승엽이 자신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마쓰이 히데키 처럼 요미우리로부터 최상의 조건을 받았음에도 메이저리그 쪽을 택한다면 요미우리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에 남는다면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상대 투수와의 수읽기에서 조금 더 좋아질 경우 이승엽은 명실상부한 일본 프로야구의 최고 스타로 군림할 가능성이 크다. 주니치 시절 선동열(현 삼성 감독)은 뛰어난 활약을 한 건 사실이지만 최고의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선동열이 뒤늦게 일본 프로야구에 뛰어든 것도 한 원인이었고, 라이벌 마무리 투수였던 '대마신' 사사키의 존재감도 컸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지금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결과는 모르는 일이지만 메이저리그로 가서 눈물 젖은 햄버거를 먹는 것보다 일본 잔류가 이승엽에게 더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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