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의 '박치기 사건'과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위원회는 20일(한국시간) 지네딘 지단에게 3경기 출장 정지 및 벌금 7500스위스프랑의 징계를 내렸고, 지단에게 욕설을 했던 마르코 마테라치에게는 2경기 출장 정지와 5000스위스프랑의 벌금을 물리기로 결정했다.
독일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지단의 경우는 출장 정지 징계가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어린이들과 봉사활동을 갖는 것으로 출장 정지 징계를 대신할 예정이다.
세리에 A 축구를 뒤흔들고 있는 '승부조작 스캔들'에 몸살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는 FIFA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20일 이탈리아 통신사 <안사(ANSA>에 따르면 이탈리아 수비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인 파올로 말디니는 "경기장에서 (상대 선수에게) 뭔가 얘기를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판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일로 징계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이는 마테라치가 이탈리아인이기 때문이며 FIFA는 위대한 챔피언(지단)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 하고 싶어한다"고 FIFA의 결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도 마테라치에 대한 징계가 너무 과하다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녹색당 하원의원인 안젤로 보넬리는 이번 판결을 "이탈리아 스포츠에 대한 박치기"라고 비유했다. 보넬리는 "마테라치의 욕설과 지단의 박치기를 같은 수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반응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탈리아 프로축구협회의 세르지오 캄파나 회장은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어떤 말을 했던 간에 두 선수에 대한 처벌 수위는 매우 달랐어야 했다. 이번 판결은 두 선수에 대한 처벌 수위가 비슷했다"고 FIFA의 판결에 불만을 표출했다.
캄파나는 지난 200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프란체스코 토티가 상대 선수에게 침을 뱉었다는 이유로 4경기 출장정지를 받았던 사건과 지단의 '박치기 사건'을 비교하기도 했다. 캄파나는 "당시 토티가 침을 뱉었던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풀센 선수가 말로 어떻게 토티를 자극했는지는 고려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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