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18일 한나라당 대표경선과 관련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가 전당대회장에서 움직인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상도동 자택에서 이재오(李在五) 최고위원의 예방을 받고 "당이 이런 모양으로 가서 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박 전 대표가 그럴 필요가 있었느냐. 상식밖의 일이다"면서 "(박 전 대표의) 인상이 오히려 나빠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색깔론'과 관련해선 "내가 공천을 준 사람인데 색깔론이 말이 되느냐"면서 "이번 전당대회를 보면서 밖에서 모두 한나라당을 걱정하고 있다.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당이 기가 살아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기가 빠지는 것 같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은 당직개편과 관련해서도 "과거 내가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함께 주류-비주류 경쟁하며 신민당을 이끌 때에도, 서로 당권을 잡았을 때 최소한 6:4의 비율로 비주류를 배려했다"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처음에는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당을 화합시키는 데 힘이 됐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오후에는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을 찾았다.
이 전 총재는 면담에서 "마음 고생이 많았겠지만 잘 돌아왔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더 중요한 만큼, 당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데 거국적 행보를 해 국민을 안심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총재는 또 "이른바 비주류가 됐는데, 과거 비주류와 다른 파격적 행보를 해 달라"며 "과거 비주류가 당직에 관심을 갖고 자기사람을 심고 했던 것을 뛰어넘어, 모든 (당직) 책임은 주류에게 맡기고 사안에 따라 의견을 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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