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미안하다, 사랑한다>, 그리고 <새드무비>. 임수정은 항상 아픈 사랑에 눈물을 머금었다. 그런 그녀가 한층 씩씩해졌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수를 꿈꾸는 소녀의 이야기 <각설탕>에서 임수정은, 꿈을 이루기 위해 굵은 땀을 흘리는 힘찬 여자 기수가 되었다. 하지만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내달리는 독한 소녀는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말, '천둥'이에게 세상 누구보다 따뜻한 엄마가, 사이좋은 단짝이 되어주는 마음 깊은 소녀다. 임수정에게 <각설탕>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다. 단독 주연이라고 해도 될 만큼 영화의 대부분을 끌어가야 했고, 사람이 아닌 '말'과 호흡을 맞춰 감정 연기를 해야 했다. 거기다 승마 연습을 위해 오랜 기간 혹독한 훈련도 받았다. 힘들 게 작업한 만큼 <각설탕>이 더욱 가슴에 남는다는 임수정. 박찬욱 감독의 신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가 <각설탕>을 들고 깜짝 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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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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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설탕>은 단독 주연이라 할 만큼 배우 임수정에게 많이 기대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상대배우가 '말'이다. 연기 이전에 어려움이 많았을 듯한데. "동물과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내가 먼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마음을 열고 다가갔다. 목소리를 들려주고, 쓰다듬고, 안아주고, 그러면서 내 체취를 말이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촬영 전에는 '지금은 이런 이런 촬영을 할꺼야. 나는 이렇게 할 텐데, 너는 어떻게 할래?' 이러면서 옆에서 속닥 속닥 속닥, 귓속말로 수다를 떨곤 했다. 나를 알고 기억하고, 또 받아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다가갔지. 그랬더니 어느 순간, 정말 나를 알아보고 기억하더라. 힘은 많이 들었지만 어떨 땐 연기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 싶을 만큼 호흡이 딱딱 맞을 때도 있어 행복했다."
- 마치 상대 배우에게 하듯 말과 '교감'을 나눠야 했다. "가장 어려운 게 감정연기였다. 사람과 하듯 눈을 마주 보고 감정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그게 만만치가 않았다. 하지만 그 친구, 꽤 연기를 잘 한다. 천둥이를 붙들고 우는 장면이 있었는데 마치 내 마음을 그 친구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연기였지만 그 때 느낀 교감의 느낌,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 낙마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다. 어떤 장면이 가장 촬영하기 어려웠나. "낙마는 몇 번 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다. 하지만 매 컷, 매 순간이 아찔함의 연속이라 한 부분만 집어 얘기하긴 힘들다. 천둥이와 교감은 나눴지만 친구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어렵기도 했고. 리허설 때는 잘 하다가도 실제 액션만 들어가면 딴 짓 하는 경우도 있고.(웃음) 매 컷이 어려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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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탕 ⓒ프레시안무비 |
- 기존 한국영화에선 보기 드문 소재다. 말과 사람이 주인공이라는 것도, 여자 기수에 관한 이야기도. "그래서인지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다. 소재는 낯설지만 드라마 구도 자체가 익숙해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분명한 선악 구도가 드러나 있어, 선악 대비만 따라가도 이야기가 재미있다. 그래서 낯선 소재를 다뤄도 공감대를 쉽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동물과 사람의 교감이 제대로 드러나 있어서, 깊은 감동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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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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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화, 홍련><...ing><새드무비> 등의 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에서 보여온 '임수정'의 느낌과 <각설탕>은 얼마나 다른가. "원래 평소에 맡은 역할에 따라 성격이 많이 변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번엔 아주 많이 씩씩해졌다. 소녀보다는 소년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기수의 세계가 참 거칠고 위험한 구석이 많다. 남성적인 세계 속에서 그들과 함께 동등하게 훈련 받으려면 씩씩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계점을 뛰어넘으려는, 도전과 가능성에 힘을 쏟는 역이다. 덕분에 한참 많이 씩씩해진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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