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샬리트 상병 구하기'로 시작된 가자 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에 레바논의 무장조직인 헤즈볼라가 가세하면서 2개의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헤즈볼라가 2명의 이스라엘 군인을 납치한 것에 대항해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지상군을 파병하고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지역에 로켓을 발사하면서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감옥 수감자와 교환'·'셰바 팜스 지역 철수'가 요구
헤즈볼라의 지도자들은 <알 아흐람 위클리> 최신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 군인 납치의 목적이 '이스라엘에 수감된 정치범들의 석방'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헤즈볼라의 최고위층 중 한 사람인 알리 알-파야드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대한 침략을 감행한다면 그들은 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파야드는 "오랫동안 우리의 전략은 분명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레바논인 및 아랍인들과 맞교환하기 위해 이스라엘 군인을 납치했다"고 설명했다.
헤즈볼라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감옥 안에 수감된 레바논인은 2000여 명에 달한다. 신문은 이 숫자는 독립적인 소식통에 의해서도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야드는 레바논 남부의 셰바 팜스를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것도 언급하며 이스라엘의 철수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완전히 받아들여질 때까지 우리는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사랄라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작전의 주된 이유는 레바논 수감자 석방 요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거부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작전에는 두 가지의 목적이 있다며 "레바논 수감자들의 석방을 위한 압력 넣기와 고통 속에 있는 1만 여 명의 아랍인 정치범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하마스와 사전조정 없었다"…"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에 레바논인 '충격·분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된 자국 병사를 구하겠다고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하고 있는데, 이들 무장단체가 요구한 인질의 석방 조건은 팔레스타인 수감자와의 맞교환이다.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는 9000여 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이같은 요구를 거부하고 군사적 공격만을 감행하고 있다.
이-팔의 대립에 헤즈볼라가 가세하면서 팔레스타인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헤즈볼라의 작전이 팔레스타인 집권세력인 하마스와 사전에 조정된 것이냐는 질문에 레바논에 있는 하마스 대표인 모하마드 나달은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아무런 협력이나 조정도 없었다"고 대답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그러나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상황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두 작전은 모두 이스라엘에 수감된 수감자들의 석방을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나사랄라도 "(레바논의 이스라엘 군인 납치는) 현재 가자 위기 전에 계획된 것이었지만 그러나 우리는 또 이 작전이 팔레스타인과의 연대의 행동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레바논의 여론도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다. 레바논의 일간지 <알-아크바>의 편집장인 조셉 사마하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침략 과정의 잔인함은 레바논 사회에 충격을 줬다"며 "그 장면은 레바논의 시민 대다수에게 분노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위기는 헤즈볼라의 행동에 더 큰 정당성을 부여할 뿐"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의 납치로 레바논 곳곳에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떨어지며 많은 피해를 입고 있지만 "헤즈볼라의 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사마하는 설명했다.
헤즈볼라는 지난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기습적으로 강탈하던 당시 막 만들어진 조직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18년 간의 지난한 싸움 끝에 2000년 평화 협정 없이 이스라엘을 레바논 땅에서 쫒아낼 수 있었다. 이 승리로 인해 헤즈볼라는 많은 레바논인들에게 각인된 조직이 됐으며 현재 의회에까지 진출한 어엿한 정당이다.
또 2000년 이들은 이스라엘 군인 3명과 사업가를 납치해 2004년 수 백 명의 레바논인 및 다른 아랍인 수감자들과의 맞교환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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