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보당국이 일제히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발사가 실패했다고 단정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다단계 장거리미사일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군당국의 설명대로 발사 후 42초만에 엔진에 문제가 생겼는데도 378초를 더 날아갔다는 데에 우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발사 직후 '거의 곧바로' 이상을 보였고 수초 만에 급회전하며 통제불능 상태가 됐으며 발사 직후 폭발하면서 파편 일부가 발사장에서 수km 지역에 떨어졌다고 각각 보도한 미국과 일본 언론의 보도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발사 후 1단계 분리 이전에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추락하거나 공중폭발하기 때문에 378초를 더 날아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발사 직후 폭발로 파편 일부가 발사장 주변에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면 자체 압력에 의해 자동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2003년 1월 대기권을 벗어나던 도중 연료탱크 단열재 파편이 떨어져 나가면서 공중폭발한 미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와 같은 상황에 놓인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군 정보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 6일 "발사후 120초 정도가 되면 1단계가 분리되는데 42초간 액체연료가 타다가 엔진이 꺼진 것으로 추정한다"며 "공중폭파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짧은 거리에 떨어져 실패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평가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엔진결함 때문인지는 추락물을 건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포동 2호가 발사 42초만에 공중폭발했으며 이때 생긴 가장 큰 파편이 관성의 법칙에 따라 499km까지 날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다소 엇갈린 해석을 내놔 정부 내에서도 혼선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혼선이 정리되기 위해서는 발사 초기속도와 각도 등의 수치를 첨단 컴퓨터에 입력해 시뮬레이션을 거쳐 낙하지점을 계산, 추락지점을 수색해 잔해를 건져 정밀분석해 봐야 하지만 그 넓은 바다에서 이를 건져내기는 쉽지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렇기 때문에 1998년 발사한 대포동 1호와 같이 파편을 수거하지 못하면 실패냐 성공이냐를 놓고 억측만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북한이 1998년 8월31일 발사한 대포동 1호가 266초만에 2단계까지 성공적으로 분리된 사실과 대비해 보더라도 실패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포동 1호가 발사된 그해 9월4일 조선중앙통신은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발사된 (인공위성)운반로켓이 4분53초만에 위성을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발사장을 떠난 3단 로켓이 95초만에 1단계가, 266초만에 2단계가 각각 분리됐으며 2단계 분리 후 27초만에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는 것이다.
발사 직후 266초만에 1, 2단계가 모두 분리됐으며 2단계 로켓은 일본의 혼슈와 훗카이도 사이의 쓰루가 해협의 고도 200km 이상의 상공을 지나 발사장으로부터 1646km 떨어진 동해상에 떨어졌다는 것이 북측 주장이다.
당시 한·미·일도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1~2단계까지는 성공적으로 분리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대포동 2호가 약 7분간 비행한 것으로 레이더상에 나타났다면 대포동 1호 비행시간을 사실상 초과한 것으로 미사일이 북측이 예정했던 목표지점까지 충분히 날아간 것 아니냐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이들은 3단계 장거리미사일의 경우 3단계까지 분리되는 데에 발사부터 5분여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보당국의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한.미.일 정보당국과 외신에서 대포동 2호를 실패한 미사일로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조금이나마 아는 사람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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