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주변의 유적발굴 문제를 놓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대립하고 있다.
유대인의 성지인 '통곡의 벽'과 붙어 있는 알-아크사 사원은 무슬림들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메카와 메디나에 이어 3번째 성지로 꼽는 하람 알-샤리프(영어로는 템플 마운트이고 성전산으로 번역됨) 경내에 있는 모스크이다.
무슬림들은 이슬람을 창시한 무하마드(마호메트)가 하람 알-샤리프 내의 큰 바위에서 승천해 천상여행을 했다고 믿는다.
서기 7세기에 이곳을 통치했던 무슬림들은 이 전설에 따라 바위사원(일명 황금사원)을 지었고, 이 사원과 마주한 것이 알-아크사 사원이다.
2000년 9월 당시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였던 아리엘 샤론 전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알-아크사 방문을 시도한 뒤 이에 분노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제2차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점령 투쟁)를 시작했을 정도로 이 사원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곳이다.
이스라엘은 알-아크사 사원 남쪽의 실완 부근에서 제2성전(BC 515년∼)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도로유적을 수년 전 발견해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지도자들은 최근 이스라엘의 유적 발굴 작업이 알-아크사 사원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대규모 시위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1967년의 3차 중동전쟁 때 이곳을 점령한 이스라엘은 바짝 긴장해 지난 4일부터 사원 주변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 최고 지도자인 칼리드 마샤알은 4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마샤알은 이스라엘이 알-아크사를 건드리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알-아크사 사원과 예루살렘 보호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슬람지하드와 파타당 계열인 알-아크사 순교자여단 등 다른 팔레스타인 정치ㆍ무장 조직들도 이스라엘에 발굴작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보복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함께 냈다.
무슬림들은 이스라엘이 발굴작업을 명분으로 알-아크사 사원 밑으로 터널을 파 사원건물을 훼손하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발굴작업을 감독하고 있는 이스라엘 문화재청의 오스나트 고아즈 대변인은 "성전산 근처에서는 어떠한 발굴작업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발굴작업이 알-아크사 사원 건물에 위험이 된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성전산 밑 쪽에 터널을 파 진행하는 발굴을 현재 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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