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연일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노 대통령은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 재계회의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 FTA와 관련해 "남은 기간에 논의하는 게 짧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애초 양국 정부가 합의한 협상 시한인 내년 3월을 넘기지 않을 생각임을 밝혔다.
"신속성과 내용 모두 충족시킬 것"
노 대통령은 전날 민주노총, 전농 등 한미 FTA 체결에 반대하는 노동계 및 농민단체 대표도 참석한 대외경제위원회에서 "가급적이면 협상이 빨리 진척되면 바람직하지만 시간에 쫓겨서 내용이 훼손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으로 노 대통령이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노 대통령은 이날 한미 재계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전날 발언의 진의를 직접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시간 때문에 내용이 서로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국민들에게 밝혔지만 가지고 있는 시간 안에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협상에서 우리에게 이익이 되고 쌍방에게도 이익이 되며, 시간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신속성과 내용의 충분성 모두를 충족시키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6월 1차 협상에 이어 오는 오는 7월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2차 협상을 갖고, 오는 9월(워싱턴)과 10월(서울), 12월(워싱턴)에 3~5차 협상을 벌인 뒤 내년 3월 공식 협상을 끝맺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처럼 세계시장 경영한 적 없는 한국 불안 이해해야"
노 대통령은 "FTA 협상은 한미간 오랜 대화의 토대 위에서 시작한 것이고 한국 정부도 깊이 검토하고 오랫동안 준비한 끝에 협상을 시작한 것"이라며 "그래서 쌍방간 쟁점들을 다 잘 알고 있어 남은 기간에 논의하는 게 짧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누구에게나 변화는 두렵고 불안한 것"이라며 "한국인들의 불안은 너무 당연한 것이고 이를 양국 재계나 정부가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처럼 선진제도나 앞선 역량으로 세계시장에서 강자로, 또 거래에 있어서 우월적 위치에서 세계시장을 경영해 본 적이 없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미국 정부보다 국민에게 보다 더 상세히 설명하고 설득하고 안심시키는 복잡한 절차를 밟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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