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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조선ㆍ동아, 연일 '부시 전화통화' 놓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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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조선ㆍ동아, 연일 '부시 전화통화' 놓고 공방

"원색적 비난만 앞세우는 청와대 대응도 문제"

북한 미사일 사태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 여부를 놓고 청와대와 보수 신문이 연일 얼굴을 붉히고 있다.

양국간 협의가 절실한 위기 국면에 양국 정상간 전화 통화가 없었다는 것은 한미 관계에 있어 '적신호'가 아니냐는 우려를 21일 <조선일보>에 이어 22일 <동아일보>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

청와대는 21일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청와대브리핑>에 '나라 걱정하려면 제대로 하시오'라는 글을 올려 <조선일보> 보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조선>에 이어 <동아>도 "한미공조 균열 이 지경까지…"

<동아일보>는 22일 "부시, 北 미사일 '전화외교'…당사자 한국만 쏙 빠져 : 공조 균열 이 지경까지…"라는 기사를 실어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 미사일 사태와 관련해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노 대통령과는 통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미사일 사태 같은 비상 상황에서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의 '전화외교' 대상에 오르지 못한 사실은 한미관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지적이 많다"며 "정부가 내세우는 '한미공조'에 '빨간 불'이 켜진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동아일보>는 또 이와 관련한 '기자의 눈'을 실어 청와대가 전날 북한 미사일 사태와 관련해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전화 통화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북핵 6자회담 공동선언문 타결 직후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했는데 이번에는 확인해 주지 않는 게 이중적인 태도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에 앞서 <조선일보>는 21일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9.19 6자회담 공동성명 발표 다음날인 9월 20일 전화 통화를 마지막으로 9개월간 전화통화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양국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청와대 홍보비서관이 당 대변인도 아니고…"

청와대는 21일 <조선일보> 보도에 정태호 대변인의 브리핑과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의 반박 글 등을 통해 강도 높게 대응했다.

정태호 대변인은 이날 "양국 정상 간에 만나서 할 얘기와 전화로 할 얘기가 따로 있다"며 "지금 한미 간에는 북한 미사일 위기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사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조선일보>가 이 기사를 내보낸 의도를 문제 삼았다.

또 양정철 비서관은 이날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나라 걱정하려면 제대로 하시오'라는 글에서 <조선일보> 보도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자국 대통령이 우방 정상과 전화통화를 오래 안 해서 두 나라 관계가 걱정이라는 지극 정성의 기사를 쓴 외국 언론은 지금껏 접해 본 적이 없다"며 "별 문제도 없는 우방관계가 별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빗나간 애국심"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정면 대응'은 22일 <동아일보>에 동일한 논조의 기사가 나감에 따라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언론보도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 측에선 부시 대통령이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것은 북한 미사일 문제가 아니라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식의 해명이 있었지만, 청와대에선 <조선일보>의 문제제기에 대해 반박 논거를 제시하기 보다는 "나라 걱정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식의 감정적 비난만 앞세웠다는 것이다.

<청와대브리핑>을 통한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이같은 언론 대응에 대해 청와대 내부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적 공방이 오갈 수밖에 없는 국회에서 당 대변인은 언론 보도에 대해 이처럼 대응할 수 있겠지만 청와대 참모진이 이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지지자들에게 '시원하다'는 일시적 만족감을 주는 것 이외에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또 집권 초반기도 아닌 집권 후반기에 이 같은 홍보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기는 커녕 오히려 반감만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정태호 대변인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다른 나라 정상들 간의 대화 내용을 우리가 설명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현실적 어려움을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한미정상회담 등 양국 정상이 필요하면 만나서 대화를 많이 했다"며 "전화만이 중요한 대화 수단으로 이야기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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