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움직임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한미 관계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21일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조선>, 나라 걱정하려면 제대로 하시오"
청와대 정태호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사이에 만 9개월 동안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아 양 정상 간 정책협의 채널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기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양국 정상 간에 언제든지 필요하면 정상회담도 하고 전화 통화도 하는 것"이라며 "만나서 할 얘기와 전화로 할 얘기가 따로 있고, 정상들이 할 얘기와 참모들이 나눌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 한미 간에는 북한 미사일 위기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기사가 뭘 의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에이펙(APEC)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도 이날 <청와대브리핑>에 '나라 걱정하려면 제대로 하시오'라는 글을 올려 "자국 대통령이 우방 정상과 전화통화를 오래 안 해서 두 나라 관계가 걱정이라는 지극 정성의 기사를 쓴 외국 언론은 지금껏 접해 본 적이 없다"고 <조선일보> 기사를 비판했다.
양 비서관은 "별 문제도 없는 우방관계가 별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빗나간 애국심"이라며 "국민들이 안 해도 될 걱정을 하게 만드는 것이 애국주의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조선> "부시, 고이즈미 방미에는 전용기도 보내줄 예정"
이에 앞서 <조선일보>는 이날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9.19 6자회담 공동성명 발표 다음날인 9월 20일 전화 통화를 한 게 마지막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양국 관계에 '적신호'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취임 후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평균 2.8개월에 한 번꼴로 모두 11차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이번엔 유독 대화 단절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특히 "북한 로켓 발사 위기가 조성된 지 1개월이 넘었는데도 이 문제 협의를 위한 전화 통화가 없었다"며 "그 사이 부시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주석에게는 2주 전 전화를 걸어 로켓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부시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워낙 자주 전화통화를 하고 있어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할 정도"라며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의 이달 말 방미에 자신의 전용기를 보내줄 예정"이라고 미일 간의 돈독한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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