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이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포동 2호' 미사일에 연료 주입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20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복수의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인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현재 발사대 주변에서 관측되는 40개 연료통으로는 등유 15톤 등 65톤 규모의 추진체를 충족시키기에는 모자란다는 점에서 연료 주입이 다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한 정보위원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정찰 위성에 포착된 발사대 주변의 연료통의 크기와 개수를 볼 때 추진제를 다 주입한 것 같지 않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는 일부 외신이 복수의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연료 주입을 완료한 게 분명하다고 보도한 내용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논란을 빚고 있는 발사체의 실체와 관련, 국정원은 "발사체에 탑재할 물체의 성격이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 단정하기는 이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했다고 복수의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그러나 정형근 의원은 "98년 발사된 대포동 1호도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했지만 미사일로 드러났다"면서 "국정원은 발사체에 탑재할 물체가 미사일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해 "연료가 주입됐다 하더라도 정치적 판단과 전자기기 장착, 기후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한데 '과연 북한이 발사하겠느냐'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아직까지) 발사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정형근 의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정보위원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미 대사관 관계자가 (나에게) 찾아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 같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대포동 2호'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1998년 발사된 대포동 1호에서 개량된 사거리 6000㎞ 이상의 발사체라는 것을 확인했으며, 미사일 발사 징후는 이미 지난달 초 포착했다고 복수의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정보위원들은 "5월 4일 평양시내 한 역사 인근에서 발사체를 실은 운반 차량이 이동하는 것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됐으며, 이때 이미 정부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파악했다고 국정원이 밝혔다"고 전했다.
정형근 의원은 "미사일 관련 정보는 지상 15㎝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미국 정찰위성의 지원을 받아야만 한다"면서 "한미간 정보협조는 잘 되고 있다는 것이 국정원이 보고"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은 개성공단에서 주방기구를 생산하는 소노코쿠진웨어 김 모 회장이 남북협력기금 대출금 일부를 유용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달 초 통일부에 이 같은 문제점을 구두로 통보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로 지적됐다고 복수의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조사를 거쳐 김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의 정보 수집 여부와 관련, 김승규(金昇圭) 국정원장은 "국가적으로 필요한 입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과 같은 정무적 정보와 국정현안 및 정책 정보에 대해서는 국정원의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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