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저녁 6시 정각. 방송3사의 예측결과 노 후보 우세를 점치는 숫자가 발표되자 민주당사와 한나라당사의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민주당은 환호, 한나라당은 침통.
그러나 저녁 8시 현재 13% 가량 개표가 진행된 개표 초반 이 후보의 우세가 지속되면서 양 당사의 표정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양 당 당직자들 모두 흥분은 사라지고 긴장 속에 개표결과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사 환호의 바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가 모두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발표되자 민주당사는 순식간에 환호의 바다가 됐다. 마치 민주당사 전체가 흔들린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다.
민주당 정대철 선대위원장을 비롯한 한화갑 대표, 한광옥 최고위원 등 40여 명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오후 5시경부터 민주당사 4층 회의실에 모여 6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오후 6시 정각 일제히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민주당사는 "이겼다", "만세"를 외치며 "노무현"을 연호했다. 민주당사는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당직자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줬다"면서 서로를 격려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지역별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관계자들은 지역별 지지율을 비교하며 감탄과 아쉬움의 탄식이 뒤섞였다. 서울·경기에서 이회창 후보를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서자, 관계자들은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구·경북에서 노 후보가 저조한 득표 예상치가 발표되자 아쉬움의 한숨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그러나 곧 호남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나자 "기대는 했지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출구조사 발표가 있기 전, 회의장에 모여든 의원들은 저마다 승리를 확신하는 인사를 나누면서도 초조한 빛이 역력했다. 당초 투표일 하루 전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의 지지철회로 분위기가 악화된 상황인데다 투표율마저도 70% 정도로 지난 대선에 비해 10%P 가까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불리한 상황이 이어졌다.
더구나 낮 시간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출구조사 결과가 엎치락뒤치락 했던 만큼 하루종일 가슴을 졸이던 당직자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득표율의 차이가 근소하게 나타나자 분위기가 조금씩 진정되면서 개표를 끝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한편 노 후보는 신계륜 비서실장과 함께 경남 김해 선영을 참배한 데 이어 둘째형 건평씨 집에 들러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오후 5시 비행기로 귀경했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던 때 노 후보는 막 김포 공항에 들어서고 있었다. 노 후보는 서울 시내 모처에서 식사를 하고 밤 9시경 당선이 확실시 되면 당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회창 후보 상황실에 단 30초 머물러**
각 방송사의 출구 조사가 발표되기 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 분위기는 들떠있었다.
서청원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 당직자들은 웃는 얼굴로 여유있게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렸다. 서 대표 옆에 자리한 최병렬 김덕룡 박희태 의원,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표정도 밝아 보였다.
6시 정각, 분위기는 반전됐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서 대표는 방송 카메라가 돌아가자 잠시 미소를 지었으나 주변 핵심 당직자들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대구·강원 예상 득표율이 발표될 때는 '이겼다' '이겼다'하는 환호성 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시종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카메라 플래시 터지는 소리만 들렸다.
이회창 후보는 홍사덕 전 의원과 함께 6시30분경 상황실에 나타났다.
그러나 아무런 말이 없었고 기자들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했을 뿐이었다. 이 후보는 당직자들과 악수를 하고 곧바로 서 대표와 함께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이 후보가 상황실에 머문 시간은 단 30초였다.
그러나 7시를 넘어 개표가 시작되면서 한나라당 당사에서도 환호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8시 현재 12.8%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이 후보가 노 후보를 4%P 가량 앞서가는 우세가 지속되자 "예측치가 되집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기대감이 퍼져 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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