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후스 히딩크 감독은 지난 달 15일 SBS 월드컵 프로그램에 출연해 "호주가 독일 월드컵에서 일본을 이긴다면 호주의 기쁨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기쁨이기도 하다"며 "반드시 일본을 제압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강한 라이벌 의식을 익히 잘 알고 있는 히딩크다운 재치있는 말이었다.
호주에게 일본 전은 매우 중요하다. 1974년 서독 월드컵 이후 '히딩크 마법'에 힘 입어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될 호주는 독일 월드컵 첫 경기에서 일본과 만나기 때문이다. 호주가 속한 F조에는 브라질, 크로아티아 등 강호들이 도사리고 있어 일본을 꺾지 못할 경우 호주의 16강 진출에는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호주 언론은 1일 일제히 '히딩크 감독이 일본 전의 비책을 찾아냈다'는 뉘앙스의 보도를 했다. 전날 일본과 독일의 평가전을 지켜 본 히딩크 감독과 아놀드 코치의 결론은 세트피스로 일본을 공략하겠다는 것.
히딩크 사단의 오른팔인 아놀드 코치는 "우리는 (독일과 일본의 평가전을 통해) 몇 가지 활용 방안을 찾아냈다. 일본은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매우 빠른 팀이다. 하지만 독일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넣었다. 바로 이 게 우리가 찾아낸 전략"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독일에 2-0으로 앞서가다 마지막 15분을 남기고 세트피스로 2골을 내줘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놀드 코치는 이어 "일본 공격수들의 움직임은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수비진은 그렇지 않았다. 이 부분도 우리가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에서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하는 마르코 브레시아노도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수긍했다. 브레시아노는 호주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선수 중 하나로 특히 정교한 프리킥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브레시아노는 일본이 강력한 수비력을 갖춘 독일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넣었다는 점에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호주는 오는 12일 카이저스라우테른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호주 국민들은 히딩크 감독의 마법이 독일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할 것으로 믿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1998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 놓았고, 2002년에는 공동개최국 한국의 4강 신화를 견인했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에서 각기 다른 팀을 맡아 세 대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전대미문의 신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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