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지방 티뉴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에 훈련 캠프를 차린 프랑스 대표팀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에게는 역시 스위스가 최대 골칫거리인 것 같다.
도메네크 감독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가 스위스와 경기를 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다. 우리도 그들을 잘 알지만 그들도 우리를 잘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스위스는 2006 독일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도 같은 조에 편성돼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모두 무승부였다.
도메네크 감독은 "나는 7월 9일 펼쳐지는 독일 월드컵 결승전을 꿈꾸고 있지만 스위스는 프랑스에 악몽이 될 수도 있다"며 스위스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프랑스와 스위스는 오는 6월 13일 독일 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 경기의 결과에 따라 G조의 판도가 달라지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위스가 프랑스를 제압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프랑스로서는 두 번째 경기인 한국과의 경기에 배수진을 치고 나올 수밖에 없다.
<로이터>는 G조에 대해 "프랑스와 스위스가 16강 진출 유력 팀이며 이 조에는 한국과 월드컵 처녀 출전국 토고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도메네크 프랑스 감독에게는 스위스 이상으로 껄끄러운 게 있다. 도메네크 감독에게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는 프랑스 언론이 그 주인공. <AP>는 "월드컵이 겨우 3주 정도 남은 상황에서 도메네크 감독은 4년 전 로제 르메르 감독과 같은 길을 갈 것처럼 보인다. 당시 르메르 감독과 프랑스 언론도 좋지 않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도메네크 감독은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단 하나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그가 했던 말은 파비앙 바르테즈가 프랑스의 주전 골키퍼라는 것뿐이었다. 프랑스의 축구 전문지 <프랑스 풋볼>은 사설을 통해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몇몇은 (도메네크의) 행동에 깜짝 놀랐고, 또 다른 사람들은 화를 내기도 했다."
그동안 점성술과 연극을 사랑하는 도메네크 감독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프랑스의 주요 언론들은 이 사건이 있은 뒤,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니콜라 아넬카, 루도빅 지울리, 요한 미쿠 등과 관련된 기사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프랑스 언론은 부임 초기에는 "월드컵 우승이 목표"라고 공언했다가 "경기 결과보다 경기 내용이 중요하다"고 방향을 바꾼 도메네크 감독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도메네크 감독은 "나는 프랑스 언론을 걱정하기 보다는 좀 더 큰 월척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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