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가지쯤은 크고 작은 지병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현대인에게는 '스트레스성 질환'이 얼마나 많은지, 병원을 찾아가서 듣게 되는 병의 원인은 '과도한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성 질환'은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
그런데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김철, 백산서당 펴냄)의 저자 김철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괴롭히는 병의 원인이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틀어진 뼈'에 있으며 그 해법도 간단하다고 얘기한다.
병은 원인을 찾아야 하는 법
원인을 알아야 치료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다. 원인을 찾아내 제거하지 않으면 '치료'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현대 의학은 원인을 제거하기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을 가라앉히는 데 급급하다고 주장한다. 병의 원인에 대해 '현대 의학이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미제'라며 '어물쩡 넘어간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병을 고치기 위해 이곳저곳을 많이 돌아다녔지만 낫기는커녕 오히려 부작용만 경험하게 되는 것은 원인을 모르면서 소위 '치료'라는 행위를 하는 곳을 찾아 다녔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설사 부작용은 없었다 하더라도 장기간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본적으로 원인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생각하는 병의 원인이란 무엇일까?
"대개의 병이라는 것은 뼈대가 틀어져서 오는 것이다. 뼈대가 틀어짐으로 인해 근육이 굳고 신경이 막혀서 병이 오는 것이다. 그래서 병을 고치려면 일차적으로 뼈대를 바로잡고 경직된 근육과 막힌 신경을 풀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틀어진 뼈대가 약을 먹는다고 해서 제자리로 돌아오겠는가. 또 수술을 한다고 해서, 침을 맞는다고 해서 틀어진 뼈대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근육과 신경이 풀리겠는가."
저자는 가장 기본적인 병의 원인은 뼈대에 있다고 강조한다. 뼈가 자기 위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면 외부에서 무리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근육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게 되어 있는 것이 우리 몸의 신비라는 얘기다.
그러나 뼈대가 바른 자리에 있지 않을 경우 근육은 뼈대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있는 힘껏 노력하게 된다. 오랫동안 힘을 주고 있는 근육은 틀어진 뼈에 적응해 이상한 모양새로 딱딱하게 굳어지거나 근육 자체가 아주 약화돼 버리기도 한다. 딱딱하게 굳어져 재구조화된 근육은 이제 도리어 뼈를 잡아당겨 틀어짐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같은 악순환은 사실 '인체의 신비'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집처럼 무생물이 아니라 생명체이기 때문에, '죽지 않으려고' 무너지지 않는 방법을 스스로 고안해 낸다. 이 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생명체는 죽지 않고 살기 위해 다양한 생명현상을 보인다. (…) 어쨌든 몸이 한쪽으로 기울면 다른 쪽을 반대쪽으로 틀어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척추를 비틀어서 머리를 하늘로 세우고 전체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구조를 변경시키는 것이다. 이래야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그런대로 편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스스로 낫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틀어진 뼈를 바로잡고 '신비로운 몸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저자는 의외로 너무 간단한 방법을 얘기하고 있다.
"우선 걸을 때는 허리를 세워야 한다. 허리를 세우지 못하면 가슴도 펴지 못하고, 더 나아가서는 고개도 멀리 바라보는 자세로 들고 있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이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 다음으로 가슴을 펴야 한다. 허리가 뒤로 굽어 있고 이로 인해 어깨가 앞으로 나와 있고 등이 굽어 가슴이 좁아져 있으면 심폐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 마지막으로 고개를 드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고개를 들어야 허리가 펴진다. 또 고개를 숙이면 목뼈가 틀어지기 쉽다. 목뼈가 틀어지는 것 역시 많은 병을 발생시킨다."
오랫동안 굳어진 잘못된 자세를 하루아침에 완벽하게 바로잡기란 힘들다. 저자는 그를 위해 하루에 15분씩 기본적인 '숙제' 두 가지를 꾸준히 해보라고 얘기하고 있다.
양손을 허리 뒤의 움푹 패인 곳보다 약간 위에 놓고 뒷짐을 지고 지그시 허리를 누른 자세로 15분 간 걷기. 자기 전 15분 동안 허리의 움푹 패인 곳에 방석을 접어 깔고 누워 두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하고 머리 위로 들고 누워있기.
'걷기숙제'와 '방석숙제'라고 이름 붙인 두 가지 숙제의 자세한 내용은 저자가 중심이 되어 펼치고 있는 '몸살림운동'의 홈페이지(http://www.momsalim.or.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방법으로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만성두통, 어지럼증뿐 아니라 당뇨, 부정맥, 목 및 허리 디스크와 같은 병도 나을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을 읽은 서울정형외과의원 원장 이향애 박사는 일반인들뿐 아니라 의료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낯선, 이같은 '몸살림' 방법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저는 정형외과 전문의로 35년 동안 환자의 진료에 힘써 왔습니다. 그동안 저는 근원적인 접근보다는 오로지 서양의학의 개념을 가지고 환자의 증상에 따라 수술하고 약물을 투여해 왔습니다. 그러나 김철 선생의 몸살림운동을 접하고부터 인간의 몸을 제대로 이해하면 병의 근원을 쉽게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가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는, 즉 근원을 보살피는 습관을 배우게 됐고 생명체는 스스로 나으려고 한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됐습니다."
허리를 세우고,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 평소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던 두통, 소화불량, 요통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평소 자신의 자세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이제부터라도 '꼿꼿하게' 걸어보는 건 어떨까? 한결 나아진 몸을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책의 저자 김철 씨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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