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지난 3년간 인종갈등과 기아, 물과 토지를 둘러싼 대립으로 최소 2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2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지역이다. '금세기 최악의 인권 지옥'으로 낙인 찍혔던 수단 다르푸르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협상 연장에 또 연장…정부와 반군의 입장 달라
2003년 다르푸르에서는 아랍계 이슬람교도 정부와 흑인 기독교도 반군의 공격과 보복공격이 시작됐다. 그 뒤 3년동안 무수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유혈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현재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는 아프리카연합(AU)의 중재로 정부와 반군 사이의 협상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몇 차례의 시한 연장을 거듭하며 진행되고 있는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AU는 지난달 30일, 5월 2일을 협상 시한으로 정했으나, 최종 시한 직전 AU는 협상을 다시 이틀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협상이 이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것은 AU의 중재안에 대해 수단해방운동(SLM)과 정의평등운동(JEM) 등 반군 대표단이 불만을 드러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안의 핵심 내용은 △수단 친정부 민병대 잔자위드의 선(先) 무장해제 △반군의 정부군 편입 △다르푸르에 대한 최소 3억 달러 지원 등이다.
이들 반군 단체들은 군과 권력 분배 문제를 놓고 여전히 자신들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았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반군들은 중앙 정부에 부통령직을 요구하고 정부군에 통합되는 반군의 규모를 더욱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단 정부 대표단도 일단 AU의 협상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잔자위드를 먼저 무장해제한다는 조건에 대해서는 내심 못마땅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부쩍 늘어난 국제사회의 관심…사태 진화의 힘 될까?
다르푸르는 인권 운동가들에게는 '인권의 사각지대'로 유명한 곳이었으나 사실 국제사회는 다르푸르 사태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랬다.
그런데 지난달 23일 빈 라덴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공개한 육성 테이프에서 수단 문제를 거론한 데 이어 30일 영화 배우 조지 클루니가 미 워싱턴의 의회 건물 앞에 모인 1만 여의 관중들 앞에서 "우리가 그들을 외면하는 동안 한 세대가 사라져버릴 지경"이라며 수단 사태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 때문은 아니겠으나 미국은 다음날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장관을 아프라카연합(AU)의 중재로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아부자로 파견했다.
또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1일 다르푸르의 평화유지와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AU에 19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최근 수단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수단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돼 '21세기 최악의 인종학살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르푸르 사태란? 수단은 인구의 75%가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계이며, 나머지 25%가 흑인 원주민들이다. 이들은 대략 남북으로 나뉘어 거주하고 있는데 경제적 격차 차이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그간 크고 작은 인종 갈등을 빚어왔다. 수단 서부에 위치한 다르푸르주는 토지 소유권과 농업 용수 문제로 아랍인과 흑인의 갈등이 지속돼 왔는데, 2003년 초 흑인 반군 단체가 빼앗긴 토지를 돌려달라며 정부 시설을 공격하면서 사태가 심각하게 번졌다. 수단 정부군과 정부가 지원하는 민병대가 다르푸르 아랍계 주민들에 대한 보복성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면서 다르푸르의 유혈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지난 2004년 AU 평화유지군이 이곳에 파견됐으나 사태 진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4월 초 AU가 4월 30일을 최종 협상 기한으로 선언하면서 양측이 대표단을 아부자로 보내는 등 적극적인 협상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현재 팽팽한 협상이 진행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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