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시오타 아키히코 |
출연 미즈하시 켄지, 츠쿠미, 코사노 코타
수입,배급 인디스토리 |
등급 18세 관람가 |
시간 100분 | 1999년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일본영화 <달빛 속삭임>은 유감스럽게도 고등학생들이 볼 수 없는 18세 관람가 등급의 성인영화다. 이 영화가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것은 고등학생들의 대담한 섹스신과 특이한 성적 취향을 묘사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달빛 속삭임>은 순수한 사랑, 혹은 친구들 사이의 우정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는 청소년들의 발랄한 청춘기를 다룬 일반적인 학원물과 달리 고등학생의 특이한 성취향을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다. 열일곱 살 타쿠야는 같은 검도반인 동갑내기 사츠키를 좋아한다. 어느날 친구 우에마츠의 부탁으로 사츠키에게 러브레터를 전해주다 사츠키의 속마음을 듣게 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두 사람은 그날부터 데이트를 시작한다. 두 사람은 수줍은 키스에서 시작해 순식간에 섹스를 할 정도로 급격하게 친해진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러나 타쿠야의 집에 놀러 온 사츠키가 책상 서랍 속에서 타쿠야가 몰래 숨겨놓은 자신의 속옷과 자신의 다리만을 찍은 사진, 쓰다 버린 휴지 뭉치, 화장실에서 볼 일 보는 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발견하면서 변하게 된다. 사츠키는 그때부터 우에마츠와의 섹스 장면을 타쿠야에게 숨어서 보게 하고, 섹스 후 땀에 절은 몸을 타쿠야에게 핥게 하는 등 변태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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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속삭임 月光の囁き ⓒ프레시안무비 |
기쿠니 마사히코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달빛 속삭임>은 이처럼 십대 청소년들이 과감하게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뿐 아니라 단순히 섹스를 넘어선 특이한 성적 행동을 실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섹스하는 장면을 훔쳐봄으로써 상대방의 숨겨진 면까지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집착과 자신을 사랑하는 남학생에게 자신이 딴 남자와 섹스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그를 괴롭히는 새디즘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타쿠야와 사츠키의 일그러진 사랑과 욕망의 행위는 두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처럼 변태적인 성적 행위에 빠져들면서 자신들이 특이한 성적 취향을 가졌다는 사실을 깨닫는 주인공들의 심리적인 변화가 썩 와닿지는 않는다. 평범한 연애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성을 통해 성장하는 성장담이라고 하기에는 또 관계의 시작과 진전, 반전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 실컷 괴롭힌 후에야 진정으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사츠키와 타쿠야의 평온한 모습이 편안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고등학생들이 포르노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행동들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이 영화는 고등학생들이 나오는 청춘물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사정없이 깨부수며 관객들을 놀래킨다. 십대들의 사도마조히즘이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다룬 이 영화의 감독인 시오타 아키히코는 구로사와 기요시의 로망 포르노 <간다천 음란전쟁>, <도레미파 소녀의 피가 끓는다>에서 조감독을 맡기도 한 인물. 영화평론가들이 이 영화의 과감한 섹스신과 충격적인 설정에서 로망 포르노의 영향을 읽어내는 건 바로 감독의 이같은 이력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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