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에 주택을 소유한 고위공직자 438명의 재산 신고액과 현재 시세 사이의 차액이 1인당 평균 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지난 한 해 동안 1인당 평균 3억 원의 재산이 증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이 고위공직자들의 유력한 재산증식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이 드러난 것으로, 이는 정부관료와 국회의원이 실효성 있는 부동산 정책을 내지 못하는 이유라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진대제 포함 고위공직자 1인당 평균 7억 원씩 시세와 차이**
5일 경실련에 따르면 강남권 주택보유자 438 명이 가진 주택의 시세는 2월 현재 총 5949억 원에 달하지만 실제 재산 신고액은 시세의 48.56%에 불과한 3059억 원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액과 시세 사이에 1인당 평균 6억9863만 원의 차이가 난 셈이다.
이는 경실련이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현황자료'(2월28일 발표)와 부동산 전문사이트 2곳을 통해 취합한 현재 시세를 비교한 결과다.
조사대상자 중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고위공직자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진 전 장관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74평과 43평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고액은 각각 17억2269만 원과 5억9509만 원이었으나 시가는 총 58억8000만 원으로 조사됐다. 두 아파트의 실거래가와 신고액 사이에 35억6222만 원 원의 차액이 발생한 것.
차액이 많은 고위공직자는 진대제 전 장관에 이어 이승재 해양경찰청장(33억6963억 원), 서승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장(31억500만 원), 김희옥 법무부 차관(27억7657만 원) 곽동효 특허법원장(24억9095만 원) 순이었다.
***지난 1년동안 1인당 평균 3억 원씩 집값 상승**
또한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들은 주택을 소유한 것 자체로 막대한 이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고위공직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의 2005년, 2006년 시세를 비교 분석한 결과 총 1298억 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했고, 1인당 평균 2억9936만 원의 재산이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가구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 99명의 재산은 총 443억 원이 증가돼 1인당 평균 4억4788만 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 중 1년 동안 가장 많은 시세차익을 얻은 고위공직자는 전홍렬 금융감독원 부원장(18억9000만 원)이며 경대수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14억3000만 원), 오세빈 서울동부지방법원장(13억1000만 원), 안영률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12억3000만 원), 선우영 서울동부지검장(11억50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부동산가격 안정 대책이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필요한 내용은 하나도 없어 집값을 잡지는 못한 채 시장의 비웃음만 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말로 실효성 있는 정책들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부동산으로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는 정부 관료와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총장은 "망국병인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고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고위공직자들이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해 부동산으로 막대한 이득을 얻는 현실부터 고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실련 "공직자윤리법 개정해야"**
경실련은 이에 따라 공직자 재산공개를 규정한 공직자윤리법의 조속한 개정을 요구했다. 현 재산공개 제도가 기준시가로 신고토록 돼 있어 현재 시세와의 차이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 박 총장은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공직자윤리법이 전면 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부동산 재산등록시 공시지가와 시가를 함께 신고하고 재산변동과 상관없이 매년 시세를 신고 ▲재산형성과정의 소명(자산취득시점, 취득경위, 자금출처 등)을 의무화 ▲피부양자가 아닌 직계 존비속에 대한 고지거부 조항 폐지 ▲재산공개대상자를 4급 이상 공직자로 확대 등이 법개정 내용으로 들었다.
***진대제 "법대로 신고했다. '시세차익'이라니…"**
한편 진대제 전 장관 측은 이날 경실련 발표와 관련해 "재산신고는 현행 법률에 의거해 정당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그럼에도 경실련이 '누락신고'나 '시세차익'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마치 위법행위를 한 것처럼 발표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진 장관 측은 "특히 경실련이 현 시세의 근거로 삼은 여러 부동산 잡지의 자료에 따르더라도 그 평가액이 과도하게 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경실련 자료를 토대로 단순 인용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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