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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알'들의 합창, JP-反盧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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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오리알'들의 합창, JP-反盧 신당

<심층분석> 昌ㆍ盧에게 버림받고 夢 앞으로

판이 정리돼 가고 있다.

JP와 김영배가 골프를 쳤다. 민주당내 반노ㆍ비노 연합세력인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와 자민련이 합칠 조짐이다. 이한동도 한 자리 낄 모양이다. 관건은 정몽준인데 아직은 미지수지만 합칠 가능성이 더 크다.

이회창-노무현-정몽준 3파전 구도가 여론조사에서만이 아니라 정치권 세력구도에서도 완성돼 간다.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대략 방향은 잡혀간다.

***昌에게서 버림받은 JP, 후단협에게로**

자민련과 후단협의 연합은 한마디로 '낙동강 오리알'들의 합창이라 할만하다. 민심 혹은 당심에 의해 배척당한 사람끼리 동병상련으로 모이는 것이다.

자민련은 이미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 광역단체장 후보를 한명도 내지 못했고, 민주노동당보다 적은 득표에 그쳤다.

그 이후 혹시라도 몸값 쳐주는 곳 있을까 암중모색해 왔다. 일단 대상이 될 만한 모두와 거래를 텄다. 이인제 의원은 민주당 경선에서 지자마자 JP를 찾았다. 이한동 전 총리도 총리 그만두자마자 JP에게 인사를 갔다. 정풍이 불자 정몽준과도 만났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급기야 지난주엔 한나라당과의 연대설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즉각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결국 이회창으로부터 버림받았다. '합종연횡 안한다'는 결국 'JP 필요없다'는 얘기다.

갈 곳이 없다. 권력 옆에 있어야 그나마 빛이 나는 JP인데, 권력과 가까이 있는 곳으로부터는 버림받고, 이미 값이 떨어진 사람들만 JP를 찾는다.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것이다.

***후단협, 자칫하면 당에서 쫒겨날 처지**

후단협 역시 민심과 당심, 양쪽에서 모두 버림받고 있다. 대표인 김영배 고문은 지난 봄 민주당 국민경선의 사회를 봤던 사람이다. 자신이 매 지역에서 득표수를 발표했고, 자기 입으로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선언했다.

그런데 노 후보로는 안되겠다며 민심을 거슬렀다. 후보단일화론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노 후보가 절대 안하겠다는데 단일화가 될 리도 없다. 결국 노 후보가 싫다는 뜻일 뿐이다.

그러다 급기야 당에서 쫒겨날 처지에 이르렀다. 조순형, 신기남, 천정배 등이 나서 '무원칙한 정략적 연대는 구시대정치 회귀'라며 맹공을 퍼붓는다.

나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갈 곳도 없다. 그래서 JP를 찾았다. '낙동강 오리알'들의 합창이 이뤄진 사연이다.

***자민련 의원들 속사정은 복잡**

그렇다면 '합창'까지는 했는데 과연 '신당'으로 무사히 이어질 수 있을까? 간단치 않은 문제다. 자민련의 행동통일이 될지, 후단협이 전원 탈당해 줄지, 정몽준 합류가 성사될지 알 수 없다.

먼저 자민련. 몇 안되는 의원들이지만 그들 사이에도 이해관계가 다르다. 다음 총선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2004년 총선에 어느 당 간판으로 나가야 옳을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은 것이다. 어디가 됐든 여당이면 좋은데, 누가 대통령이 될지 아직 자신이 없다.

먼저 한나라당으로 보따리를 싼 김용환 강창희 의원 등을 부러워하는 의원들도 많다. 반면 또 다른 일부는 갈래야 갈 수도 없다. 자기 지역구에 막강한 한나라당 인사가 버티고 서 있는 경우다.

그렇다고 이대로 있자니 그건 더욱 터무니없다. 자민련 간판 내걸고 총선 나갔다간 당선은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뭔가 수를 내야 한다. 그런데 확실한 수는 없다.

이래서 자민련의 행동통일을 기대하긴 어렵다. 몇이 되었건 신당 창당이 가시화되면서 이탈자 발생은 필연적일 듯하다.

***후단협 의원들은 더 복잡**

후단협도 내부사정이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당내에 남아 말로만 '후보단일화'를 외치자는 사람, 별도 교섭단체를 만들자는 사람, 당장 탈당하자는 사람, 여러 종류다.

이것 역시 각자가 처한 정치적 상황, 지역구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 탈당한 안동선 의원 지역구에선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 입이 함지박만 해졌다는 얘기가 나돈다. 함부로 나갔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경고다.

반대로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노 후보 측에 의해 반드시 쫒겨나게 돼 있는 의원들도 이름이 나돈다. "민주당과 정권의 부패행위에 대해 내부 책임자를 가려 책임을 묻자"는 인책론도 공개 거론됐다.

게다가 당비 내는 당원들만 인정해 주고, 그 당원들 직접투표로 다음 총선 후보자를 뽑는다는 등 흉흉한 소문도 많다. 당에 남아 있다간 총선에 나갈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것이다.

나가자니 불안하고, 안 나가자니 그 역시 불안한 좌불안석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34명 전원 탈당은 기대난망이다.

***정몽준 합류 여부, 막판까지 가봐야**

또 정몽준 의원의 합류도 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일단 가능성은 높다. 아직은 정 의원이 '누구라도 받겠다'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의원은 여론의 동향에 따라 하루아침에라도 마음을 바꿀 수 있다. 신기루 같은 여론지지도 위에 둥둥 떠 있는 마당에 JP-후단협 신당과 함께 할 경우 지지도가 하락한다는 조짐이 보이면 절대 함께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계속 '누구라도 받겠다'는 자세를 취할까?

그건 일단 그렇게 해 놓아야 노무현 후보를 흔들어댈 수 있고, 그래야 자신의 지지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뭔가 판이 왕창 뒤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계속 열어 둬야만 기회를 노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 먼저 탈당해 올지 모른다'고 알 듯 모를 듯한 애드벌룬을 띄워 놓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정 의원은 JP에게도, 후단협에게도 확실한 답을 주지 않는다. 일단 먼저 당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자신은 자기 나름대로 당을 만들고, 합칠지 여부는 나중에 생각하자는 태도다.

JP-후단협 쪽도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자기들끼리 당을 만들고, 이한동 전 총리 정도만 합류시킨 후, 정 의원은 막판에 들어와 나름대로의 경선 절차 같은 걸 밟아 세몰이에 나서 보자는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세몰이가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낙동강 오리알'들의 생존게임, 성공할까?**

이처럼 JP-후단협의 신당 창당은 그 앞길이 험난하다. 제대로 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방향은 잡혔다. 왜? 달리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자민련도 후단협도 이대로 있을 순 없다. 뭔가 수를 내야 한다. 그런데 같이 하자는 쪽은 없다. 오히려 쫒겨날 형편이다.

한나라당은 자민련에게 더 굴복하라고 요구한다. 예컨대 JP가 2선으로 물러나면서 자민련 의원들이 한나라당에 개별 입당하는 상황, 그런 걸 요구하는 것이다.

노무현 후보측 역시 후단협에게 굴복하고 들어오라고 요구한다. 후보단일화론만 접으면 쫒아내진 않겠다는 자세다.

정몽준 의원 쪽 역시 비슷한 자세다. 한때 정가엔 'JP 정계은퇴설'이 그럴듯하게 나돌았다. JP가 은퇴선언하면서 자민련 의원들이 정 의원 신당에 합류한다는 시나리오였다. 그 진앙지를 정 의원 쪽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처럼 실세 3인방으로부터 모두 배척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함께 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합치는 것이고, 신당을 만들려 한다.

정몽준 의원을 끌어들이고, 나중에 노무현 후보도 굴복시켜 거대한 '반창연대'를 만들자는 것이 명분이다.

그렇게 안된다는 걸 스스로 너무 잘 알면서도 거듭거듭 주장한다. 달리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대로 사라질 수 없어 살 길을 찾고자 한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생존게임이 성공할 수 있을지 한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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