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1일 국무회의를 열어 그간 유보돼 온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등 서훈취소 요건 해당자 176명의 서훈(훈장 및 포장)을 취소하고 훈장 등을 환수하기로 의결했다.
***서로 떠넘기기만 했던 서훈취소 문제 드디어 풀리다**
'상훈법'과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등에 관련 규정이 있음에도 서훈취소가 실제로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까지는 관련 부처의 취소요청이 있어야만 서훈을 취소할 수 있었다. 즉 무공훈장은 국방부가, 산업훈장은 산업자원부가 취소요청을 해야만 행정자치부가 그것을 받아들여 서훈을 취소할 수 있었다. 서훈의 취소라는 민감한 문제를 관련 부처와 행자부가 서로 떠넘겨 왔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6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발의로 상훈법이 개정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행자부 장관이 서훈취소 안건을 직권으로 국무회의에 상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노 두 전직 대통령 포함 176명 서훈 취소**
이번에 서훈이 취소되는 대상은 12·12 군사반란사건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과 관련하여 유죄가 확정된 16명,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에 따른 공로로 서훈을 받은 67명, 국가보안법 위반 등 국가안전에 관한 죄로 형을 받은 6명, 그리고 형법 등에 규정된 죄를 범해 3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87명이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12·12 군사반란사건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과 관련하여 유죄가 확정된 대상에 포함돼 서훈이 취소된다. 이에 따라 전두환 전 대통령은 건국훈장 등 9개 훈장, 노태우 전 대통령은 청조근정훈장 등 11개 훈장을 정부에 반납해야 한다.
단 두 전직 대통령이 받은 무궁화대훈장은 예외다. 무궁화대훈장은 국가원수 혹은 그 부인에게 수여된다. 행자부는 이를 취소할 경우 대통령 재임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셈이어서 이번 취소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5·18 특별법 이후에도 10년 간 유효했던 충무무공훈장, 이제는 취소**
예를 들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20사단 사단장을 맡아 진압을 지휘했던 박준병 씨의 경우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끝난 직후인 1980년 6월 20일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그런데 1995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박 씨의 서훈은 계속 효력을 유지했다. 박 씨가 훈장 수여자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신청을 할 경우 정부는 이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5·18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이같은 모순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계속돼 왔다.
그러나 이번 서훈취소 조치로 이런 상황은 더 이상 생기지 않게 됐다. 이번에 취소된 서훈을 근거로 받아 왔던 국가유공자 혜택도 함께 취소된다.
이번 서훈취소 조치는 취소사유가 발생하기 전에 받은 서훈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예를 들어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에 따른 공로로 서훈을 받은 사람이 다른 취소사유에는 해당하지 않고 1980년 이후에 서훈을 받은 적이 있다면 1980년 이후에 받은 서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행자부는 서훈취소가 확정된 대상자에게 취소 사실을 우편으로 통보한 뒤, 대상자가 훈장 등을 자진 반납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환수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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